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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아무도 모르게 개봉한 거장의 신작,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신작 <배심원 #2>와 워너브러더스의 파행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신작 <배심원 #2>가 소리 소문 없이 개봉했다. 이 작품은 <크라이 마초> 이후 이스트우드의 3년 만의 신작이며, <어바웃 어 보이> 이후 24년 만에 한 작품에서 다시 만난 배우 니컬러스 홀트와 토니 콜레트의 조합 등으로 일찌감치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지난 11월1일 미국 내 35개 상영관에서 제한개봉한 <배심원 #2>는 현재 17개주 50개 극장에서 상영 중이며 오는 12월20일부터 제작, 배급을 담당한 워너브러더스의 미디어 회사인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스트리밍 서비스 ‘맥스’에서도 서비스될 예정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누구인가. <용서받지 못한 자>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비롯해 40여편의 영화를 연출한 거장 감독이자 <더티 해리> 시리즈로 할리우드의 아이콘이 된 영화계의 전설이다. 그런 그의 신작이 50개 극장이라는 터무니없이 적은 규모로 개봉됐고, 홍보도 전무해 관객들이 개봉 소식을 파악할 수 없었다는 점은 충분히 논란이 일 만하다. 그뿐만 아니라 개봉 후 박스오피스 성적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 깜깜이 전략마저 취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는 당초 이 작품을 2024년 공개 라인업에서 제외했고 본래 맥스에서만 스트리밍 서비스할 계획이었으나, 경영진과 의견을 달리한 배급 직원들의 수고로 소규모 개봉이 가능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워너브러더스는 근래 <배트걸> <코요테 vs. 애크미> 등 이미 제작이 완성된 작품을 세금 감면 혜택을 이유로 공개 취소해 한 차례 물의를 빚었다. 또한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자사의 만화 전문 채널인 카툰네트워크의 폐국 시도,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제작 중단 등으로 자사의위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어 이번 <배심원 #2>의 개봉 전략이 더욱 눈가리기 식의 대응책으로 비쳐지고 있다.

<배심원 #2>는 이스트우드의 최고작은 아니다. 하지만 탄탄한 구성과 연출, 연기 등이 돋보이는 좋은 작품임엔 틀림이 없다. 전설의 유작이라 해도 손색없는 이 작품을 그저 지출을 조금 줄여보겠다는 이유로 공개적으로 홀대하는 것은 거의 자살 행위와 다름없다는 의견들이 다수다. <배심원 #2>는 한국에서도 극장 개봉 없이 지난 12월5일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의 플랫폼에서 VOD 개별 구매 서비스로 공개됐다. 관객에겐 자본의 논리와 무관하게 시네마의 본령을 수호하는 거장의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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