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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선>연기자들 해병대 퇴소식 후 기자회견장에서
2002-06-20

김기덕 감독, 장동건 주연의 영화 <해안선>의 특별 프로젝트 "지옥의 해병대 신병훈련"이 막을 내렸다. 70여명의 기자들에게 공개된 퇴소식에는 마지막 갯벌훈련을 마치고 진흙투성이가 되어 돌아오는 배우 전원의 모습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다. 이번 훈련 교육은 미리 위도에 들어와서 훈련을 계획한 해병대 부사관회 교관 5명에 의해 실제의 해병 신병 훈련의 강도로 치뤄졌는데, 2박 3일간의 강행군에 단련된 배우들은 17개 동작의 총검술을 펼쳐 보였으며 <해안선> 교육대 대표 장동건의 우렁찬 퇴소 선언으로 훈련을 마쳤다. 힘든 훈련 과정을 함께 한 동기들과의 기념촬영을 마친 배우들은 지옥의 신병훈련을 처음 계획한 김기덕 감독을 비롯해서 교관들을 차례로 바닷물에 빠뜨려 그동안의 고생스러움에 대해 조금이나마 앙갚음(?)을 하였으며 훈련을 마친 배우들은 다음날 18일 첫 촬영을 시작으로 7월 중순까지 <해안선>에서 연기에 몰두하게 된다.

다음은 퇴소식을 마치고 내무반 세트장 안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의 주요 내용. (기자회견에는 LJ FILM㈜ 이승재 대표와 김기덕 감독, 주연배우 장동건, 김정학, 신인여배우 박지아씨가 참석하였다.)

1. 김기덕 감독의 <해안선> 신병훈련 계획 동기는?

오디션장에서 만난 배우들의 눈빛이 너무 약했다. 살의를 띈 눈빛이란 연기만으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이다. 아직 군대 경험이 없는 배우들을 위해서도, 또 배우들이 <해안선>이라는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2. 김기덕 감독이 훈련을 지켜본 소감

6월 15일 새벽에 내려와 연병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식사시간도 1분을 지켰고, 새벽에는 비상훈련을 진행하여 이틀동안 총 6시간 정도 재웠다. 너무 힘든 과정이었지만 배우 모두가 잘 견뎌주었다. 사실 한 두 명의 낙오자는 예상했었는데 부상자들까지도 모두 훈련을 끝마쳤다. 이들 사이에는 벌써 "이를 악물고 버티는 오기와 살의", 그리고 동기애가 느껴진다. 나의 계획에 따라준 장동건과 아픈 몸으로 끝까지 훈련을 받아낸 김정학 등 모든 배우들에게 감사한다. 열심히 영화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척 만족한다.

3. 장동건씨의 훈련소감

들어올 때 훈련에 끝까지 참여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들어왔다. 나름대로 각오는 했지만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정말 너무 힘들었다. 중간에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견뎌내는 후배들을 보면서 참았다. 끝까지 견뎌낸 내 자신과 훈련 동기(동료 배우들) 모두가 자랑스럽다.

4. 김정학씨의 훈련소감

군대에 다녀온 지 10년이 다 되었다. 이번 훈련을 받으면서 탈영하고 싶은 마음을 겨우 참아냈다.(웃음) 훈련에 들어오기 직전까지 몸이 안 좋아 병원신세를 졌었는데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버티기에는 너무나 강도 높은 훈련이었다. 하지만 내 앞에 있는 동건이의 뒷모습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내 친구도 견디는데 나도 함께

견뎌야겠다는 결심이 끝까지 버티게 해주었다.

5. 장동건씨의 <해안선>에 합류하게 된 동기

김기덕 감독님의 영화를 좋아한다. 정말 특별한 분이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선뜻 용기가 나질 않았다. 나와 정말 다른 세상의 사람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얼마 전 <나쁜 남자>의 조재현 선배의 연기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 김기덕 감독님과의 작업이 나를 진정한 배우로 한 발 다가가게 하는 길이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 하고 싶었고 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쁠 뿐이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6.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박지아씨의 소감

<해안선>에서 육감적이면서 매력적인 처녀 역을 맡은 만큼 하루라도 빨리 이곳에 들어와 현장을 익혀 자연스런 연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위도에 와서 남자배우들의 훈련모습을 보고 정말 너무 안쓰러웠다. 편하게 자고 먹는 것이 미안할 지경이었다. 좋은 감독님, 그리고 좋은 배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게 되어 무엇보다 행복하다. 내가 어떤 캐릭터인지, 그리고 나에게 <해안선>이 어떤 영화인지는 영화를 찍으면서 느낄 수 있겠다.

인터넷 콘텐츠팀 cine21@new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