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막으로 이뤄진 <미망>은 두 남녀를 중심으로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관계성을 비춘다. 우연히 길을 잃은 종로에서 옛 연인을 만난 1막 ‘달팽이’ , 폐관을 앞둔 서울극장에 모더레이터로 간 여자가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2막 ‘서울극장’, 누군가의 장례식장에서 오랜 친구들을 재회하는 3막 ‘소우’까지 <미망>은 현대사회에 귀해진 인연과 만남을 근간으로 이야기를 펼쳐간다. 작품 속에 정확한 이름은 없지만 주변 가까운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다섯명의 등장인물은 이명하, 하성국, 박봉준, 백승진, 정수지 배우를 만나 각자의 색깔로 아름답게 채색되었다. <미망>의 도시가 어쩐지 서글프고 애처롭고 그러나 다정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모두 배우들의 힘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길 위에서 긴 이야기를 나눈다. 대낮부터 평일 밤, 새벽녘까지 온종일 걸어온 이들은 어떤 속마음을 간직하고 있을까. 4년의 제작 기간에 걸친 비하인드 스토리를 진솔하게 고백해보기로 했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웃음소리만이 하루를 메웠다.
박봉준, 하성국, 백승진, 이명하, 정수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 커버 촬영 현장의 분위기가 무척 남다르다. 촬영 내내 하하호호 화기애애하다. <미망>에 대한 배우들의 애정이 느껴진다. 작품에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 각자가 맡은 인물과 함께 소개해달라.
하성국 <미망>이 기획부터 특이한 구석이 있었다. ‘달팽이’라는 1막이 단편으로 나왔다가 추후 장편으로 제작됐다. 장편의 시나리오를 봤을 때 글이 정말 좋았다. 서울에서 우연히 전 연인을 만나 자기만의 시간으로 나아가는 ‘남자’ 역을 맡았다. 김태양 감독과는 대학 동문이라서 20대부터 오랫동안 영화 이야기를 나눠온 사이다. 그래서 <미망>을 함께한 것도 우리에겐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명하 언젠가 김태양 감독을 우연히 길에서 만난 적 있다. 그때 반가운 마음으로 근황을 나누다가 “또 같이 영화 해야지” 하고 헤어졌는데 얼마 뒤 시나리오가 왔다. 우리가 만났던 그 순간이 단편영화 <달팽이>로 만들어진 것이다. 너무 신기했다. 내 이야기가 시나리오가 되다니. 그래서 영화 속 ‘여자’를 가상 인물이 아닌, 나로 바라보고 접근하게 됐다.
박봉준 나는 하성국 배우와 고등학교 친구 사이다. 언젠가 영화작업을 하는 주변 친구를 소개해줘서 김태양 감독과도 가까워졌다. <미망>의 2막 ‘서울극장’에서 여자에게 고백하는 팀장 역할을 맡았다. 그때 김태양 감독이 1막에서 나왔던 남자와 닮아 보이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와 같은 우산을 손에 들고, 본래 남자가 하던 것처럼 손동작을 크게 취했다. 여자에게 사려 깊은 사람이 되고 싶어 조심스럽고 신중한 성향으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백승진 나는 1막을 영화로 먼저 보았다. 이후 <미망> 프로듀서와 고등학교 친구라는 인연으로 2막 ‘서울극장’의 제작실장을 도맡았다. 스태프 역할을 한 거다. 그때 김태양 감독은 “배우는 배우로 만나야지” 하고 거절했지만 그냥 그와 함께하고 싶었다. 그러다 3막 ‘소우’ 시나리오를 보는데 그 안에서 내 이름을 발견했고, 그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내 이름이 왜 나오지?’였다. 게다가 김태양 감독은 나의 기존의 연기를 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 배역이 나의 도움에 대한 보답인가 싶어서 처음엔 거절했다. 괜히 나를 챙기다가 다른 좋은 배우를 놓칠지도 모르니까. 그러자 김태양 감독이 말하더라. “나, 영화 그렇게 안 해, 승진아” 하고. 그렇게 3막에 합류했다. 몇년 만에 다시 만난 남자와 여자의 오랜 친구다.
정수지 나는 1막에서 하성국 배우의 당시 연인으로 등장한다. 2019년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그 안에 담긴 어휘와 표현이 정말 남달랐다. 그때 김태양 감독 고유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내 역할이 다소 단편적임에도 불구하고 김태양 감독은 이 인물에 담긴 의미와 바람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줬다. 담담하고 의연한 성격, 외유내강의 태도.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자세가 정말 흥미로웠다. 극 안에서 내가 하성국 배우에게 존댓말을 쓰는데 그 지점이 김태양 감독의 모습이었던 것 같다. 근데 하성국 배우가 정말 싫어했다. 난 이런 극적 설정은 거부할 수 없는 거라고만 생각해왔는데 거부하는 사람이 여기 있더라. (웃음)
우리의 인연은 아주 잠시 지나가는 것이겠지만
- 1막 ‘달팽이’에서 재회한 두 남녀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 3막 ‘소우’에서 다시 만난다. 누군가의 장례식장에서 마주친 둘은 1막과 3막 사이에 놓인 시간의 흐름 만큼이나 변해 있다. 이 변화를 어떻게 드러내려 했나.
이명하 내가 맡은 여자는 <미망>에서 1, 2, 3막에 다 나오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래서 각 인물을 만나 관계를 맺어가고 그 관계에 변화가 생겨날 때 반응이 모두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남자를 만날 때, 팀장과 대화할 때, 오랜 친구를 만났을 때 등등. 촬영 기간이 길었던 만큼 이런 부분을 자연스럽게 체화할 수 있었고 실제로 어떤 시점에서는 여자의 시간의 흐름이 보였다. 그렇게 각 관계성에 따라 말투와 표정이 저절로 다르게 드러났다.
하성국 실제로 4년의 시간이 지났다는 점이 그 변화를 보여주는 데 유리한 면이 있었다. 3막을 촬영할 즈음에는 내가 1막에 나왔던 사람이라는 생각을 안 했다. 물론 내면에는 연결점이 있지만 별개의 이야기처럼, 별개의 인물처럼 바라보려 했다. <미망>은 물리적으로 흐른 시간이 영화를 완성하기 때문에 작품의 구조와 실제 지나간 시간이 함께 표현되는 것 같다. 1막에서 남자는 설레고 밝은 면이 있지만 3막에서는 다소 침착하고 성숙한 면모를 보인다. 그런데 그건 내가 연기한 게 아니다. 진짜로 그 사이에 내가 나이가 들어버린 것이다. (웃음) 그냥 그런 내가 되어 있었다.
정수지 1막을 하성국 배우와 촬영하고 나중에 전체 내용을 보았는데 나와 촬영했을 때와 다른 모습이 인상 깊었다. 뭐랄까, 중후해지고 차분해졌다. 어른이 된 것 같았다. 그때 비로소 우리가 헤어졌다고 생각했다. 내가 알던 연인의 모습이 온데간데없는 느낌이었다. (웃음)
- 세개의 막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지나가는 대사나 인물들의 태도에서 그사이에 누적된 시간이 은은하게 드러난다. 2막부터는 이 미묘한 지점을 드러내는 게 중요했을 것 같다.
박봉준 나는 영화의 첫 등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2막에서 나는 여자가 문을 열고 들어올 때 그 뒤에 포커스아웃되어 서 있다. 카메라가 나를 정면으로 담지 않더라도 내가 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분위기, 애정이 잘 표현되길 바랐다. 평소에도 남들은 잘 모르는, 나만 아는 디테일한 부분들을 신경 쓴다. 예를 들어서 걸음걸이는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의 성격과 성향을 보여준다. 그래서 전화하는 여자에게 말을 걸기 위해 다가가는 장면이나 여자와 함께 밤 골목을 헤매는 장면에서 걸음걸이를 신경 썼다. 하지만 전사를 많이 생각하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직관적으로 쉽게 드러내면 보는 사람들에게 그 의미와 해석을 맡길 수 있다. 대사를 잘 쓰는 연기보다 상황에 놓인 인물의 비언어적인 반응을 유연하게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백승진 3막에서 ‘친구’로 등장하는 나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여자와 남자를 만난다. 둘의 과거도 관계성도 잘 알고 있다. 아마도 세 친구는 어릴 적부터 자주 봐왔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주 못 본 것 같다. 나는 두 남녀 사이에서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오랜만에 어릴 적 친구를 만나면 어색함 없이 편하게 이야기하지만 또 어떤 점에서는 예전 같지 않은, 묘하게 달라진 느낌을 받을 때가 있지 않나. 서로가 다른 시간을 보내왔다는 느낌. 그것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각 인물에게 연결고리로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긴 고민을 했다.
- 장례식장에서 세 친구가 모였을 때 백승진 배우는 여자를 발견하고 무척 밝은 얼굴과 손짓으로 반긴다. 상황과 장소에 맞지 않는 반응이지만 그 자체가 친구의 모습과 성향을 매우 잘 보여준 것 같다. 그를 통해 세 친구가 함께 서울에 돌아갈 수 있었고.
하성국 아, 그 신에 비하인드가 있다. (웃음) 본래 시나리오에서 졸업 이후 처음 만나는 여자를 반가워하는 모습이 담겨 있기도 했지만 백승진 배우가 너~무 반색하니까 김태양 감독이 “그건 좀 아니다” 하면서 말렸다.
박봉준 그러니까 택시에서 혼나지….백승진 장례식장의 주인공이 자신의 죽음으로 주변 사람들이 슬퍼하길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웃음) 장례식이라는 게 정말 슬픈 일이자 공간이지만 그로써 남아 있는 사람들이 다시 만나기도 하지 않나. 그런 자리와 기회를 소중히 여기는 인물이라 충분히 반기고 싶었다.
하성국 그 장면에서 나는 눈감고 있었는데 푸드덕거리는 소리만 들리다 돌연 엔지가 되어서 너무 웃겼다.
- <미망>은 인물들이 담담하게 일상적 대화를 나누면서 서정적이고 의미심장한 대사들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특징을 지닌다. 특히 모든 인물이 길 위에서 이 미션을 수행해야 했는데 쉬운 과정은 아니었을 것 같다.
하성국 1막을 찍을 때 정말 쉽지 않았다. 을지로와 종로 거리를 지나야 하는데 사람도 차도 정말 많았다. 3막은 밤거리니까 충분히 통제 가능한 상황이어서 집중도가 달랐다. 하지만 1막은 거리를 지나가는 행인의 반응을 신경 쓰면서 상대 연기자와 호흡을 맞추려다보니 명확하게 전달되고 있는지 확인이 어려웠다.
정수지 나는 심지어 비 오는 날 촬영했다. 가장 많이 든 생각은 ‘비가 내리는데 이게 될까?’였다. (웃음) 차가 지나갈 때 멈추거나 우리 앞에 먼저 서는 차를 향해 인사하면서 길을 걸었다.
이명하 진짜 길 위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라이브한 상황을 의도적으로 살렸다. 그런데 나는 이게 아주 어렵진 않았다. 물론 평소 연기 방식과 많이 다르긴 하다. 카메라를 저 멀리에 숨겨놓고 롱테이크로 찍기도 하니까. 그런데 그게 참 좋았다. 나는 연극원을 나와 무대 중심의 수업을 받았는데, 연극은 공연 중에 절대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영화 촬영을 하면서 그게 가끔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잘게 쪼개놓고 같은 장면을 반복하는 게. 결과물로 볼 때는 만족스럽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적응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1막을 찍을 때 무대에 서서 연극하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좋았다. 우리가 길의 일부가 된 것 같고, 제약이 없고. 카메라앵글과 시선이 나를 묶어두지 않았다.
<미망>이 잊지 않고 잃지 않은 것
- 워낙 변수가 많은 게 야외촬영의 묘미라면 묘미인데. 예기치 못한 상황을 위한 고민을 더했겠다.
박봉준 나는 길을 걸으면서 대사를 외는데 대사 내용이 조금 어려운 편이어서 그게 걱정됐다. 왜냐하면 팀장의 말투는 평소 사람들이 일상에서 쓰는 말투와 거리가 있다.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대사 자체가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팀장이 하는 말들은 그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 그냥 여자와 걷고 싶어서 계속 말을 하는 것에 가깝다. 그렇게 이야기를 끊임없이 해서라도 이 여자와 같이 있고 싶은 것. 대사는 수단일 뿐이다. 다만 이때에도 나만 아는 아주 작은 디테일을 더했다. 여자가 자신에게 아이가 있다고 고백하면서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묻자 팀장이 아주 짧게 인상을 찌푸린다. 지금까지는 여자에게만 온 신경이 가 있다가 현실적인 질문이 나왔을 때 번뜩 달라지는 것이다. 나만 아는 한끗을 두는 데서 강렬한 재미를 느낀다.
정수지 그런데 정말 김태양 감독의 글이 신기하다. 처음엔 시간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대사가 뭐랄까, 시적이다. 그래서 2막과 3막으로 흘러갈수록 <미망>이 얼마나 좋은 대사로 구성되고 설계돼 있는지 잘 보였다.
백승진 나는 서울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여자와 긴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레커 위에서 연기해야 했다. 그런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운전하는 척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설정부터 부자연스러워 보이지 않기 위해 집중했다. 대사도 너무 많았다. 말이 왜 이렇게 많지? (웃음) 돌이켜보면 대중교통은 특수한 공간이다. 운전자는 고정돼 있는데 사람들은 계속 이동하면서 바뀐다. 그런데 택시는 또 그것과 다른 시공간이다. 그 안에 있는 사람에게만 공통된 공간이 주어진다. 이 장면의 친구들도 택시 안에서 과거와 현재에 관해서만 이야기를 나눈다. <미망>은 시제의 공존이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에 이 시공간이 뒤섞이는 장면을 만들고자 했다. 나의 역할도 그것들을 연결하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하성국 나는 택시 안에서 내내 잠들어 있었는데. (여유로운 미소) 근데 이것도 선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잠든 척을 해야 하지만 진짜 잠들면 안된다.
- 김태양 감독은 “모든 인물의 일부에 내 모습이 섞여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맡은 배역의 어떤 면에서 김태양 감독이 느껴지나.
박봉준 VIP 시사회를 한 뒤에 한 관객이 내게 와서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김태양 감독이랑 그렇게 똑같이 연기하실 수가 있어요?” 그때 알았다. 사람들이 잘 안 쓰는 팀장의 말투가 김태양 감독의 것이었구나…. (일동 폭소) 모든 인물 중 팀장이 김태양 감독과 가장 가까워 보인다. 예의 있게 고백하고 싶었다고 한 말이나 지하철역에서 헤어질 때 굳이 계단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고 또 굳이 뒤돌아서 공손하게 인사하는 모습들. 그런 것들이 비슷해 보인다.
정수지 <미망>은 작품에 나오는 남성 캐릭터들이 유난히 사랑스럽다. 다른 작품이나 세계관에 별로 없는, 그런데 어딘가 존재하긴 하는 인물들이다. 상대방의 상태를 계속 살피고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꼬인 데 없이 경청하는 모습이 김태양 감독의 원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성국 감독님이 오케이를 쉽게 주지 않는 테이크들이 있다. 그럴 땐 해결책이 있다. “나는 지금 김태양이다~” 하고 연기하면 갑자기 오케이가 난다. (웃음) 나는 이 작품 전면에 김태양이 흩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면서 지켜봐온 그의 모든 역사가 담겨 있다. <미망>은 작고 사소한 일에 집중하고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과 후에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는 작품인데 그런 데서 김태양 감독의 결이 느껴진다.
이명하 남자의 대사 중에서 유독 김태양 감독이 겹쳐 보이는 게 있다. “내가 잘 기억을 못해도 괜찮아요?” 이거, 진짜 김태양 감독 같다. 이번 VIP 시사회 때에는 그 장면에서 많이들 웃었다고 하더라. 내가 남자에게 노래시키고선 나가버릴 때. (웃음) 근데 정말 끝까지 완곡을 하는 모습들.
백승진 김태양 감독이 무척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다. 처음엔 그게 낯설었다. 모든 걸 좋게만 볼 수는 없으니까. 그런데 <미망>의 3막 끝에 다다랐을 때 깨달았다. 이 사람은 모든 걸 좋게만 보는 게 아니라 바르게 보는 사람이란 걸 . 낙천적인 것과 바르게 직면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1막이 우연에 의해 시작되고 2막이 의도로 연결된다면 3막은 처음으로 죽음과 장례라는 큰 사건이 등장한다. 망자와 남은 사람의 따뜻한 관계성을 볼 때 그 시선과 태도가 김태양 감독으로부터 왔다는 게 느껴진다. 아, 너무 좋은 얘기만 해주는 거 아니야?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