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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어둠에서 벗어난 애처로운 ‘빛’, <아노라>와 감독 숀 베이커 세계관
씨네21 취재팀 2024-11-07

겉으로 보기에 예쁘고 정갈하게 포장된 이야기 안으로 몹시 불편하고 음습한 현실을 비집어넣는다. 달콤한 디저트 속에 작은 알약을 몰래 숨겨넣는 전략처럼, 숀 베이커 감독은 비밀스럽고 교묘한 방식으로 관객이 현실을 직면하도록 한다. 뉴욕 스트립 클럽의 댄서로 일하는 아노라(마이키 매디슨)는 손님으로 온 러시아인 이반(마르크 예이델시테인)을 만난다. 첫 만남의 느낌이 나쁘지 않았던 아노라는 클럽 밖, 이반의 집에서 그와의 만남을 일주일간 이어간다. 2층짜리 궁전만 한 넓은 집, 화려하고 역동적인 라스베이거스로의 여행, 과시적이고 사치스러운 소비 패턴. 지금까지 자신의 삶과 전혀 다른 형태, 향기, 빛깔을 띠는 이반의 품속에서 아노라는 새로운 경험을 축적해간다. 그러다 약속한 일주일이 다다랐을 때, 브레이크 없는 커플은 감미롭고 충동적인 결정에 넘어가고 만다. 바로 결혼이다.

<아노라>는 이 혼인 관계를 지키고 싶은 아노라와 결혼을 무효화하려는 이반 집안 사람들의 충돌을 주요하게 좇는다. 아노라는 왜 그토록 결혼을 지키고 싶은 걸까, 그에게 결혼은 왜 필요한가, 그리고 과연 결혼은 아노라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까.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장면 곳곳에 숨겨진 아노라의 서글픔은 그가 자신의 위치를 다시금 확인해야 하는 숙명에 있음을 보여준다. 잔혹하리만치 현실적인 신데렐라의 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아노라>의 숀 베이커 감독, 배우 마이키 매디슨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이 완성된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경쾌한 목소리로 담았다. 이어 2000년부터 이어진 숀 베이커 감독의 세계관을 면밀하게 분석했다. 그가 지금까지 만들어온 우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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