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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음을 너그럽게 하는 무정형의 에너지,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이유채 2024-11-06

어느 여고가 그렇듯 세강이라는 이름의 여고에도 괴담이 존재하는데, 이런 이야기다. 1998년 개교기념일 밤 고3 학생들이 학교에서 귀신들과 숨바꼭질을 벌여 이긴 결과 수능 만점자가 되었다는 것. 한참 뒤 개교기념일을 앞두고 이 괴담의 실체가 담긴 비디오테이프의 봉인을 푼 자는 3학년 지연(김도연)이다. 테이프를 열어본 사람은 귀신과 숨바꼭질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연은 성적 고민을 하는 촬영감독 지망생 현정(강신희)과 배우 지망생 은별(손주연), 특별히 스카우트한 종교 동아리 2학년 민주(정하담)와 함께 이 미션에 참여한다.

김민하 감독의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을 완성도가 높고 긴장감이 팽팽한 공포영화라고 말할 수는 없다. 성적 중심의 경쟁사회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세련된 화법으로 던지는 영화도 아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는 이러한 부족함을 따지지 않게 하는 매력이 있다. 1990년생 젊은 감독의 첫 장편다운, 사방팔방으로 발산하는 엉뚱한 에너지가 막강하다. 1998년 비디오테이프의 저화질을 그대로 구현한 숨바꼭질 오프닝 시퀀스, 고전적이라 신선한 소복을 입은 귀신, 의도적으로 과잉된 표정과 행동을 일삼는 만화적인 캐릭터들까지 다듬어지지 않은 것들의 조합이 어수선하기보다는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인상이다. 특히 감독 지망생인 시네필 지연이 모든 상황을 영화적으로 받아들이고 점프 스퀘어하는 귀신의 행동을 예측해 가볍게 제압하는 장면의 재치가 발군이다. 네 젊은 여성배우 김도연, 손주연, 정하담, 강신희의 우정 어린 앙상블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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