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가 미국 대선으로 뜨겁게 달아오르는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21일 재선 도전을 포기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할리우드 스타들은 이미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하고 나서며 여러 행사를 숨가쁘게 이어가고 있다.
연예인의 정치적 입장 표명이 조심스러운 우리나라와 달리 할리우드는 미국 정치의 최전방에 있다. 지난 7월10일 배우 조지 클루니는 <뉴욕타임스>에 “나는 조 바이든을 사랑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다른 후보가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오랜 민주당 지지자이자 조 바이든의 친우인 조지 클루니의 칼럼은 당내에서 조심스럽게 거론되던 ‘바이든 사퇴론’에 힘을 실었고, 결국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이 민주당의 새로운 후보가 되는 데 일조했다. 이후 래퍼 메건 디 스탤리언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애틀랜타 유세에서 공연을 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또한 ‘카멀라 해리스를 위한 백인 녀석들’ 줌 화상 행사에는 제프 브리지스, 마크 러펄로 등 할리우드 일급 배우 12명이 등장해 총 400만달러의 기부금을 모았다. 비욘세는 공식적인 카멀라 해리스 지지 선언을 이행하지는 않았으나 본인의 곡 <Freedom>을 선거 캠페인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제목에 들어간 ‘Freedom’(자유)은 ‘Future’(미래)와 함께 민주당의 이번 선거 핵심 문구다.
할리우드는 진보적 성향이 강한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해 있고,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대다수의 스타는 민주당을 지지한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내 인구가 많은 주라 대선 결과 집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선거인단의 10%를 가져올 수 있다. 선거인단은 주별 인구에 비례해 배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후보 지지가 곧 선거 승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셀러브리티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도 선거에서 졌다. 불과 한달 전까지 지난 선거와 동일한 ‘바이든 대 트럼프’ 구도의 반복으로 유권자들의 관심 밖이었던 미국 대선을, 할리우드가 기어코 화제의 중심으로 돌려놓는 중이다. 정치와 엔터테인먼트가 함께 가는 미국 특유의 문화가 유난히 두드러지는 이번 대선. 스타들의 적극적 선거운동 참여가 올가을 영화보다 더한 스펙터클을 선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