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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성급히 치유를 말하기 보다 언젠고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는 마음, <러브 달바>
유선아 2024-08-14

12살의 달바(젤다 샘슨)는 아버지와 헤어지기를 격정적으로 거부한다. 성인 여성이나 입을 법한 검은 레이스 원피스 차림을 한 달바는 눈두덩이와 입술에 짙은 화장을 하고 있다. 법원에서 만난 변호사가 무슨 일로 자신을 변호하고 왜 아버지와 헤어져 재판정에서 만나야 하는지 달바는 이해할 수 없다. 특수 교사 제이든(알렉시 마낭티)이 달바를 담당하는 청소년 보호 쉼터에서 달바는 반항적인 사미아(판타 기라시)와 룸메이트가 되고 난생처음 등교한 학교에서 아버지에 대해 이상한 말을 듣게 된다. 사미아를 통해 몰랐던 것을 배워가는 한편 5살 때 헤어졌던 엄마와 다시 만난 달바의 삶에 또 다른 변화가 찾아온다. 제75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4관왕을 달성한 에마뉘엘 니코 감독의 첫 장편 <러브 달바>는 그루밍 성범죄와 학대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집중한다. 어떤 폭력의 재현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영화는 달바가 겪은 폭력 이후의 징후만으로 그 참혹함을 그려보게 한다. 쉼터에 임시 거주하는 사미아와 달바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동안에도 카메라는 학대 청소년을 대하는 프랑스 사회의 차별 어린 시선과 부실한 아동보호법의 사각지대를 비춘다.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앞세우면서 촬영 방식과 서사에 긴장과 불안을 불어넣기보다 달바가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함을 발견해가는 과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데 이 영화의 미덕이 있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비극적인 현실을 다루면서도 피해 아동을 범죄의 피해자로 묘사하지 않고 의문하며 성장하는 인물로 그려낸 점이 비슷한 주제 의식을 가진 영화 사이에서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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