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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샷건과 펑크로 작곡한 레이와 시대의 비관주의, <굿바이 크루얼 월드>
최현수 2024-07-17

러브모텔 앞에 정차한 올드 카 한대. 펑크 음악이 크게 울려 퍼지는 수상한 차에서 5인조 강도단이 내린다. 강도들은 대담하게도 야쿠자의 불법 자금 세탁 현장을 덮치고 돈을 탈취하는 데 성공한다. 습격 소식에 분노한 야쿠자들은 비리 경찰까지 대동해 범인을 추적한다. 일상으로 복귀해 각자의 인생을 살던 강도들은 서서히 좁혀오는 수사망으로 정체가 탄로날 위기에 처한다. <굿바이 크루얼 월드>는 <일일시호일> 등을 연출한 오모리 다쓰시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다소 수다스러운 하이스트 시퀸스로 포문을 열지만, 화려한 범죄물의 리듬을 따르지 않는다. 오히려 극 전반에 흐르는 정서는 서로 다른 이유로 범행에 가담한 강도들의 지독한 비관주의다. 강렬하고 잔인한 총격전은 바비 워맥의 기념비적인 펑크(funk) 트랙과 어우러져 매력적인 분위기와 염세적 태도 사이의 아득한 격차를 자아낸다. 레이와 시대의 정세를 감안할 때, 영화가 노래하는 낙망의 랩소디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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