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4일 한국영화산업위기극복영화인연대(이하 영화인연대) 소속 16개 단체가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과 함께 멀티플렉스 영화관 3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신고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6월26일 소비자·시민사회단체가 티켓값 담합과 폭리 혐의로 멀티플렉스 3사를 공정위에 신고한 지 8일 만이다. 이하영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세로 접어들던 2022년 한국영화계는 멀티플렉스 3사의 세 차례 티켓 가격 인상으로 회복세가 가로막히고 있다”며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멀티플렉스 3사가 영화 티켓값을 인상했지만, 수익배분을 위한 객단가는 2022년을 기점으로 떨어지고 있어 영화 투자와 제작을 멈추는 실정”이고 “극장측은 회사 기밀을 이유로 통신사 할인을 포함한 상세 부금 내역을 밝히지 않고 있어 불공정 정산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화인연대는 멀티플렉스 3사가 “정산에 관한 기본 자료를 제공하지 아니하”고 “사전 협의 없이 무분별한 할인 제도를 시행하여 부금을 맞추는 행위”를 일삼았다는 점을 문제 삼아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했다. 영화인연대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멀티플렉스 3사에서 통신사, 카드 할인을 받아 영화 티켓을 구매할 경우 실제 지불액과 영수증 표기 금액, 티켓의 정가가 모두 다르다. 이를 두고 김재희 민변 변호사는 “통신사 할인을 통해 결제된 영화 티켓의 발권 가격이 정가에 비해 4천원에서 7천원까지 차이가 나”지만 정작 배급사와 제작사는 “극장이 어떤 가격에 기초해 부금 정산을 시행하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티켓 가격이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인상된“ 데 비해 ”배급사와 협의되지 않은 깜깜이 정산이 객단가, 즉 소비자가 구입하는 티켓의 평균 가격을 낮추고 있”어 “영화에 참여하는 수많은 구성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오히려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영화인연대는 “극장이 거래상, 지위상 불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했다는 위법 사유를 근거로 상영업자들에게 “통신사 할인을 포함한 상세 부금 내역을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극장, 공정위, 국회, 정부가 함께 극장의 불공정 정산 문제 해결과 한국영화 생태계 회복을 위해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편 한국상영발전협회(이하 상영협회)는 이날 저녁 보도메일을 통해 영화인연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상영협회는 “고객이 영화관에서 발권하는 순간 발권가액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으로 넘어가며, 극장은 이 발권가액을 중심으로 투명하고 정확하게 부금을 정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극장은 표준 영화상영기본계약서에 따라 부금 정산에 필요한 세부 내역을 배급사에 제공하고 있”으며 “극장에서 시행하는 할인 마케팅은 배급사와 논의해 진행하”기 때문에 “통신사 및 카드사로부터 보전받는 금액을 공정하게 정산해 배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19년 8444원이었던 객단가는 2023년 1만80원으로 높아졌”고 “극장은 다양한 요금 체계를 운영하고 있어 단순 성인 요금만으로 전체 영화관람 요금을 판단하는 것은 오류가 있”다고 반박하는 등 티켓 가격의 상승에 비해 객단가가 떨어졌다는 영화인연대의 주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