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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만천과해’, 짜릿함을 주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의 재시작
이유채 2024-07-03

굴지의 대기업 대표와 결혼하면서 셀러브리티가 된 조안나(장균녕)는 예상치 못한 일로 전 국민적인 주목을 받는다. 저명한 국회의원을 아버지로 둔 스타 건축가 밍하오(정인)의 불륜 상대임이 밝혀졌을 뿐만 아니라 그를 죽인 범인으로 지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전긍긍하던 어느 날 밤, 밍하오 살인사건의 담당 형사인 정웨이(허광한)가 조안나를 찾아와 뜻밖의 거래를 제안한다. 제한 시간은 2시간, 금전적 보상만 넉넉히 해준다면 자신의 결백을 밝히도록 도와주겠다는 정웨이 앞에서 조안나는 자초지종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만천과해>는 윤종석 감독의 <자백>이 그러했듯 스페인영화 <인비저블 게스트>의 리메이크작이다. 대답하는 자(조안나)와 추궁하는 자(정웨이)가 벌이는 진실 공방이 깊어질수록 긴장감은 팽팽해진다. 밍하오와 밀회 데이트 중에 일어난 한번의 접촉 사고와 추락 사고 그리고 밍하오의 죽음에 대해 조안나가 말하는 동안 정웨이는 들리는 이야기 사이사이의 의문점과 허점을 모았다가 질문함으로써 상대를 압박한다. 현란한 카메라의 움직임과 시종일관 밀어붙이는 육중한 음악이 그의 불안을 배가한다. 정웨이의 날카로운 직구로 인해 조안나의 진술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하고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는 짜릿함을 안긴다. 배우 허광한의 색다른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정웨이의 버석한 외모와 껄렁한 말투, 싸늘한 눈빛은 그를 대만 청춘물을 대표하는 얼굴로 알고 있는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만하다. 대화 패턴이 반복되면서 갈수록 힘이 빠지지만 일상적이어서 의심받지 않는 무언가로 상대를 속여 이긴다는 제목 그대로의 재미는 끝까지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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