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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악마와의 토크쇼’, 공포와 상실, 죄책감의 엔터테이닝
정재현 2024-05-08

1971년 OBC 방송국은 잭 델로이(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를 앞세워 심야 토크쇼 <올빼미 쇼>를 론칭한다. 초창기 인기와 달리 방송이 지속되며 <올빼미 쇼>는 경쟁 방송사의 토크쇼에 밀려 만년 2위에 자리한다. 설상가상으로 잭이 남성 전용 신흥종교 조직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돌고 오래 투병하던 잭의 아내 매들린(조지나 헤이그)이 사망하자 <올빼미 쇼>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올빼미 쇼>는 야심차게 1977년 오컬트 특집 핼러윈 생방송을 준비하며 반등을 꿈꾼다. 이 쇼엔 심령술사 크리스투(파이살 바지), 오컬트 회의론자 카마이클(이안 블리스), 최면학자 준 로스-미첼(로라 고든)과 그의 연구 대상 소녀 릴리(잉그리드 토렐리)가 출연 예정이다.

<악마와의 토크쇼>는 모처럼 찾아온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호러영화다. 영화는 ‘발견된 영상’이라는 장르 문법에 걸맞게 초반 설정을 설명하는 다큐멘터리 푸티지와 이에 삽입된 보이스오버 내레이션, <올빼미 쇼>와 광고 방영 시간대의 세트장 분위기 모두를 1970년대 미국 소프오페라 형식으로 모사해낸다. 특히 주목할 것은 온갖 프릭쇼가 펼쳐지는 <올빼미 쇼>이다. 편집까지 실제 공개 코미디 생방송처럼 구성한 <올빼미 쇼>는 스크린 밖 관객을 방청객의 자리에 가져다놓는다. 이같은 연출은 초자연현상을 예고 없이 맞닥뜨리는 공포와 타인의 아픔을 전시하는 방송을 여과 없이 소비할 때 느낄 죄책감 모두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2023년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포함해 초청된 영화제마다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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