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로 썰렁하기 그지없던 극장가에 지난 6일 개봉한 〈해적, 디스코왕 되다〉의 선전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해적…〉은 1980년대 달동네를 배경으로 가난하지만 마음 따뜻한 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코미디. 이 영화는 주말 이틀 동안 서울 8만1200명, 전국 51만명의 관객을 모아 지난주 1위였던 〈묻지마 패밀리〉의 2~3배를 기록했다. 월드컵 분위기가 달아오른 지난달 이후 썰렁해졌던 극장가에선 〈해적…〉을 필두로 이전 관객 수를 되찾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사실 5월 첫 주말 박스 오피스 10위 안에 오른 전체 영화의 서울 관객이 47만4천여명이었던 데 비해 그 다음부터는 41만여명, 37만여명, 27만여명, 21만여명으로 급감일로였다.물론 〈해적…〉의 선전 이유 가운데는 월드컵을 피해 화제작의 개봉이 적다는 이유도 있지만, 억지웃음이 많던 요즘 영화계에 모처럼 폭넓은 세대층에 호소할 수 있는 자연스럽고 마음 따뜻한 이야기 때문이란 지적들이 많다. 김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