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엑스원)이 해체되고 돌아왔을 때” 연기를 처음 시작한 김우석의 자기 객관화는 깔끔하다. 그는 “아이돌 출신 배우가 캐스팅 과정에서 누리는 이점”을 인지하고 있고, 그렇기에 “연기적으로는 이미 몇 단계나 앞서 있는” 아역 출신 동생들로부터 많이 배우고 싶었다. 그리고 이 마음을 <밤이 되었습니다> 상견례 자리에서 전했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내가 한수 지고 가는 거니까. 그래도 그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우석의 꾸밈없음과 내려놓음은 20대 또래 배우들이 동등한 비중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이번 작품에서 빛을 발했다. 고등학교 수련원에서 벌어지는 살육의 마피아 게임, 그곳에서 친구들을 구하려는 올곧은 반장 ‘준희’를 연기한 김우석은 “살면서 못 써볼 정도의 감정을 터치해보는 것. 계속 만지다 보면 그 수위까지는 내 감정의 기본값이 되는 것”에서 일종의 흥분을 느끼고 있다. 울분을 토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두려워하거나, 타인을 연민하고 사랑하게 되는 감정까지 말이다.
“아이돌이다 보니까”는 인터뷰 중 김우석이 가장 많이 사용한 문구다. 연기 영역에서 아이돌 출신이라는 점이 특이점이 되지 않게 된 지금이지만, ‘아이돌’은 9년차 연예인 김우석을 가장 또렷하게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는 절친한 동갑 배우 이준영 등 “좋은 선례를 만드는 아이돌 겸업 배우들을 볼 때마다 기쁘고 감사하다”. 이들에겐 연기만큼이나 노래가, 춤만큼이나 연기가 재미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작 <불가살> 촬영장에서는 애정 많은 선배 연기자들이 ‘배우가 더 힘드냐 아이돌이 더 힘드냐’ 물어오기도 했다. 옆에서 “아이돌이 10배는 더 힘들다”는 엠블랙 출신 배우 이준의 말에 김우석은 그저 웃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시켜만 준다면 뭐든 할 수 있다고. <프로듀스X101>을 하고 온 이상, 무언들 못하겠냐고. (웃음)
FILMOGRAPHY
드라마 2023 <밤이 되었습니다> 2023 <핀란드 파파> 2021 <불가살> 2020 <트웬티 트웬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