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극장가에 관객도 영화도 없던 2020년, CJ CGV는 팬데믹 이전부터 실감했던 얼터 콘텐츠의 효력을 믿고 콘서트, 뮤지컬, 스포츠, 게임 중계 등의 콘텐츠를 극장가에 지속적으로 배급하는 사업 전담팀 아이스콘(ICECON)을 출범했다. 사업 4년차에 접어든 아이스콘사업팀은 2023년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 등 대형 가수의 공연 실황 영화를 단독 배급하고,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프로야구 KBO 한국시리즈 등을 단독 중계하며 새로운 극장 문화를 창출 중이다. 아이스콘사업팀의 이정국 팀장, 공유나 대리가 진단하는 공연 실황 영화산업의 현주소를 전한다.

- 팬데믹 당시 개봉 영화의 대체재로 여겨졌던 공연 실황 영화가 2023년 극장가를 진단하는 유효한 키워드가 됐다. 사업팀 내부에선 이같은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나.

이정국 2023년은 얼터 콘텐츠 사업이 일정 정도 결실을 본 해다. 일본의 경우 올해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얼터 콘텐츠의 비중이 10%를 차지한다고 들었다. 일본만큼은 아니어도 아이스콘사업팀 또한 2025년까지 얼터 콘텐츠 비중을 박스오피스에서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갈 여러 장기 전략들을 수립 중이다. 사업 초반엔 공연 제작사 및 가수의 소속사 등이 영화 제작 경험이 없어 그들의 극장 상영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주력했다. DCP가 무언지, 영화진흥위원회와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어떤 단체인지 일일이 설명해주며 여기까지 왔다.

- CGV는 지난 7월 올해 총 150만 관객이 극장에서 영화 이외의 콘텐츠를 즐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수치는 어떤 정보값을 근간으로 산출됐나.

이정국 사업 4년차에 접어들다 보니 우리 나름의 데이터베이스가 쌓였다. 개봉예정인 공연 실황 영화의 관객수를 추산하기 위해, 가수의 평균 초동 물량과 공연장의 입지 및 규모 등을 분석하기도 한다.

공유나 150만명이라는 수치는 IP 홀더의 팬덤 기반 관객을 넘어 대중 관객까지 염두에 둔 추산값이다. 궁극적으로 공연 실황 영화도 범대중을 타깃으로 해야 한다. 팀 내부에선 그 포문을 아이유씨가 열었다고 생각한다.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의 관객층을 분석해보면, 그의 공연 실황을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튼다고 했을 때 평소 아이유의 팬이 아니었음에도 보러 오는 관객이 상당수였다. 일반 관객의 관람률이 아이유의 팬덤인 ‘유애나’의 관람보다 많았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유애나 중에서도 이번 영화를 통해 아이맥스 극장을 처음 경험한 관객도 다수다. 이처럼 얼터 콘텐츠가 궁극적으로 극장 경험을 포함해 여러 콘텐츠로의 진입 경로를 활성화할 수 있다.

- 콘서트 실황, 스포츠 및 게임 중계, 미술 전시 등 다루는 콘텐츠의 가짓수에 비해 상영관의 환경은 제한적이고 고정적인 상황이다. 향후 콘텐츠에 부합하는 상영 환경의 구비도 염두에 두고 있나.

이정국 올해 십센치의 권정열씨와 <10CM City Live with CGV> <10CM Summer Concert with CGV>를 통한 CGV 순회 공연, 콘서트 실황 영화인 <십센치: 권정열 인 시네마>를 준비하며 영화와 공연을 아우를 수 있는 공간의 창조를 고민하게 됐다. 대다수의 아티스트가 음향에 많은 신경을 쓴다. 내년을 목표로 콘서트 현장만큼의 음향을 갖추고, 라이브 무대와 영화 상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상영관을 확충할 계획이다. 아티스트와 기술 시사를 하면 음향에 관한 피드백을 자주 받는다. 아이유씨의 경우에도 아이맥스 상영본에 맞춰 음향을 몇번 재작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