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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침내 여유롭게, <독전2> 한효주
임수연 2023-11-23

한효주는 2005년 첫 연기를 시작한 이래 올해 처음으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디즈니+ <무빙>에서는 “자식을 지키기 위해서는 언제든 괴물이 될 수 있다”며 북한 기력자들을 상대하더니 <독전2>에서는 칼을 들고 남자들의 목을 내려치는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예전부터 그는 멜로 연기에 특화됐다는 편견을 깨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지만 동시에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한효주가 거쳐온 인물들은 <해적: 도깨비 깃발>의 여성 해적단 리더, <트레드스톤>의 특수요원 그리고 <무빙>의 고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이자 과거 안기부 비밀 요원까지 과감한 설정을 동반한다. <독전2>의 큰칼은 한효주의 필모그래피를 통틀어 외적으로 가장 강렬한 변신을 예고한다. 큰칼은 커다란 안경에 틀니를 끼고, 체지방이 거의 없어 잔근육이 잔뜩 드러난 몸에는 온갖 상처가 가득하다. 한효주는 “데뷔한 지 18년이 됐다. 연기한 시간만 놓고 보면 ‘청불’ 연기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됐나 보다”라며 웃었다.

<뷰티 인사이드>로 연을 맺었던 종열 감독과 용필름은 원래 큰칼 역을 남자로 설정했었다. 하지만 한효주의 합류로 캐릭터의 성별이 바뀌면서 그는 캐릭터의 디벨롭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원래는 전사도 없고 기능적으로 소비되는 빌런 캐릭터였다. 나는 큰칼이 왜 이렇게 됐는지 서사를 보여주기를 바랐다. <독전>의 영어 제목이 ‘Believer’인데, 큰칼도 어떤 맹목적인 신념을 가진 캐릭터여야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자란 큰칼이 자신을 이용하기 위해 선택한 이 선생을 맹목적으로 사랑하게 됐다는 서사를 만들었다. “오직 그의 관심을 갈구하는 경계성성격장애를 보여준다. 원하던 것을 한번도 갖지 못했으니 어떤 면에선 참 불쌍한 여자다.” 그리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 아침에 일어나 웨이트 2~3시간, 식단 관리 후 유산소운동을 2~3시간 하고, 1시간씩 중국어 대사를 공부하며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데뷔 초 한효주가 보여준 멜로 연기가 최근 <무빙>으로 진화했던 것처럼, <감시자들> <트레드스톤> 등 한효주표 장르물의 역사는 <독전2>로 이어진다. 더불어 최근 그가 보여준 인상적인 선택은 “어떤 계산이 있어서라기보다는 타이밍이 잘 맞았”고, “한번 결정하면 뒤돌아보지 않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 노력”한 결과다. “어느덧 쌓인 경험과 연륜은 무시할 수 없더라. 아직도 확신을 갖고 연기하진 못하지만 확실히 여유는 생겼다. 예전에는 내가 연기를 잘해내지 못할까봐 무서웠고 현장에선 늘 긴장했다. 요즘은 이번 테이크가 아쉽다면 다음에 잘하면 된다고 편하게 받아들이면서 대신 사람들과 관계를 쌓고 있다. <독전2> 현장에서도 테이크를 한두번 정도밖에 가지 않았다. 이제는 그냥 ‘툭’ 하고 연기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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