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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울의 봄’, ‘전두광 영화’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놀랍다
이유채 2023-11-22

1979년 10·26 사태 이후 정국이 혼란한 상황에서 계엄사령관에 임명된 정상호 육군참모총장(이성민)은 사명감 투철한 이태신 소장(정우성)에게 수도경비사령관을 맡긴다. 사태의 수사를 책임지는 합동수사본부장에 오른 뒤 기고만장해진 전두광 보안사령관(황정민)을 견제하기 위한 것. 권력을 장악할 계획이었던 전두광은 12월12일, 사태와의 연관을 빌미로 정 총장을 강제 연행하고자 대통령(정동환)의 재가를 받아내려 하고 함정에 빠져 있던 이태신은 계략을 눈치챈다. 김성수 감독이 <아수라> 이후 7년 만에 신작을 내놨다. 12·12 군사반란을 다루는 <서울의 봄>은 구체적인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은 진압군과 반란군의 격전의 시간을 근거 있는 상상력으로 촘촘히 재구성한 작품이다. 12·12에 관한 실제 기억이 있는 감독은 이날에 대한 의문을 영화적으로 풀어나간다. 플롯을 운용하는 능력이 돋보이는 각본, 시대의 분위기와 인물의 성격을 반영한 프로덕션 디자인, 긴장과 탄력을 부여하는 촬영과 편집,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연기까지 전체적으로 뛰어난 합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전두광 영화’가 되지 않은 점이 인상적이다. 악인의 광기에 영화가 잡아먹히지 않도록 전두광 캐릭터를 세심히 통제한 점이 이 영화의 성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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