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마블의 열렬한 팬인 미즈 마블, 카말라 칸(이만 벨라니)은 이번 영화에서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한쪽 뱅글로 인해 ‘더 마블스’의 일원이 된다. 이 뱅글의 다른 한쪽을 가진 크리족의 수장 다르-벤이 캡틴 마블, 캐롤 댄버스(브리 라슨)에 의해 파괴된 행성 할라의 재건을 꿈꾼다. 음모의 실행은 우주에 영향을 미치고 이에 따라 빛을 사용하는 슈퍼히어로인 캐롤, 카말라, 그리고 캐롤의 오래된 친구의 딸 모니카 램보(테요나 패리스) 셋이 서로의 초능력에 발이 묶인다. 그들이 동시에 초능력을 발휘하는 순간 서로의 위치가 뒤바뀌는 것이다.

<더 마블스>에서 캡틴 마블의 우주적이라고 할 만한 능력을 지탱하는 것이 더이상 인과적 서사가 아닌 시청각적 자극임은 분명하다. 각 캐릭터에 대한 묘사 역시 인과성을 필요로 하기보다 참조할 점이 존재한다는 알리바이와 함께 성별과 인종적 정체성으로 대체된다. 이 점에서 마블 유니버스가 시도하는 다양성은 생리적 반응을 유도하는 자극 신호와 다를 바 없다. 파키스탄계 미국인이자 무슬림으로 정체화된 미즈 마블의 캐릭터도 다르-벤의 노쇠한 제국이 목표로 하는 행성 알라드나에서 저항의 주체가 아랍 혹은 동양풍의 그로테스크한 무언가가 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