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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 사회적 가면을 벗겨내고 진심을 경청하다
이유채 2023-07-19

고등학생 안도(가미오 후주)는 두꺼운 사회적 가면을 쓴다. 게이인 걸 들키지 않기 위해서다. 유부남 애인 마코토(이마이 쓰바사)를 제외하고는 모두와 거리를 두고 살아가던 어느 날, 서점에서 같은 반 여학생 미우라(야마다 안나)와 부딪친 뒤 BL(Boy’s Love) 만화 팬이라는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된다. 접촉 사고를 계기로 꽤 아는 사이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우라에게 사귀자는 얘길 들은 안도는 이 소녀와 연애하다 보면 평범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그녀의 고백을 받아들인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식했으나 받아들이지 못해 혼란에 빠진 게이 소년을 받아 주고 안아준다. ‘또 다른 나’에게조차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는 주인공에게 내레이션을 선사해 털어놓게 하고, ‘진짜 나’를 혐오하는 그의 진심 어린 이야기를 경청한다. 사람 간의 거리에 예민한 캐릭터의 특성에 맞춰 안도와 친구들, 모자 사이의 거리감을 제각기 다르게 보여주는 섬세한 표현력이 눈에 띈다. 중반부터는 성 정체성뿐만 아니라 마음이나 취향을 숨기고 살아가는 사람들까지도 무대 중앙에 올려 확장을 시도한다. 일본 청춘영화 속 인물들 특유의 돌출 행동으로 휘청이기도 하나 결국 그 막무가내의 힘으로 전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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