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작가조합(이하 작가조합)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이하 배우조합)이 협상위원회 만장일치로 파업 실행을 권고했다. 현지 시간 기준 7월12일 자정, 넷플릭스, 디즈니, 디스커버리-워너 등 대형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화·TV제작자연맹(이하 제작자연맹)과의 고용계약 협상 기한이 만료되었기 때문이다. 배우조합에 16만명가량의 배우가 속해 있는 만큼, 파업이 결정되면 할리우드 영화 제작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작가조합이 지난 5월2일부터 장기 파업 중이어서 60여년 만에 배우와 작가들이 동시에 파업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이날 배우조합장인 프랜 드레셔는 “4주 넘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상대측인 제작자연맹이 노조의 핵심 안건을 존중하지 않고 이 산업에 대한 배우조합의 막대한 기여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작자연맹이) 신뢰를 회복하고 협상을 다시 제안할 때까지 배우조합은 협상을 시작할 수 없다”는 강경한 의사를 밝혔다.
배우조합은 작가조합과 마찬가지로 스트리밍 서비스 보편화에 따른 재상영 분배금 문제와 기본급 인상, 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권리 보장 등을 요구 중이다. 출연 작품의 지식재산권이 스트리밍 업체에 넘어가면서 시청자가 작품을 볼 때마다 작가·감독·배우들에게 지급될 로열티인 재상영 분배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번 파업에 동참 의지를 밝힌 배우들은 맷 데이먼, 메릴 스트리프, 마크 러펄로, 제니퍼 로런스 등이 있다. 한편 제작자연맹은 “배우조합이 협상 테이블을 떠난 것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협상 과정 동안 높은 임금과 재상영 분배금 인상을 제시했으며, 배우들의 디지털 유사물과 관련하여 철저한 보호를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