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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위대한 작은 농장’, 미래세대를 위한 꿈의 농장
오진우(평론가) 2023-06-21

세계의 야생동물을 찍는 다큐멘터리 감독 존과 요리사인 몰리는 결혼한다. 샌타모니카의 한 비좁은 아파트에서 살림을 시작한 부부에겐 꿈이 있었다. 그 꿈은 자연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 전통식 농장을 만드는 것. 여의치 않은 현실의 벽 앞에서 부부는 한 생명을 만나며 꿈에 가까워진다. 존은 집 안에 200마리의 개를 기르고 사는 애니멀 호더를 촬영하다 초대형 견들과 지내는 개 ‘토드’를 발견한다. 부부는 안락사에 처한 토드를 입양하며 함께 살기로 한다. 하지만 부부가 집을 비우면 토드가 짖기 시작했고, 집주인은 퇴거 통지를 한다. 그렇게 부부는 도시를 떠나 24만평의 황무지를 구해 ‘애프리콧 레인 팜스’란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한다.

<위대한 작은 농장>은 황무지를 생명이 넘치는 농장으로 일군 부부의 8년간의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영화다. 부부의 우선 과제는 죽은 토양을 되살리는 것이었다. 부부는 전통 농법 전문가 앨런 요크의 도움을 받는다. 앨런은 자연 생태계의 섭리를 모방하는 것을 추구했다. 복잡성과 다양성을 통해 서로를 받쳐주고 이끌어주어 거미줄과 같은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70종에 달하는 1만 그루의 핵과일 나무와 200종 이상의 작물들과 여러 종류의 가축들로 농장을 꾸린다. 문제는 농장 밖에 있었다. 온갖 생물들이 꼬이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코요테의 습격은 스릴 넘치는 추격 신을 방불케 한다. 동시에 부부가 추구했던 이상주의가 무너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부부는 인간의 시선이 아닌 자연의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본다.

반려견 토드의 눈으로 농장을 관찰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답은 ‘먹이사슬’에 있었다. 먹이사슬에 따라 농장 생태계의 불균형이 해소되는 일련의 장면들은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또한 농장을 통해 인간 사회를 되돌아보는 계기도 마련한다. 이외에도 영화는 다양한 형식을 끌어와 구성하여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각종 푸티지, 애니메이션, 고급 장비로 촬영된 작은 생물들의 모습 등 다채롭게 농장 일지를 채워나간다. <위대한 작은 농장>은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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