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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애틋함, 결속감, 거친 액션과 흘러넘치는 박애의 달콤한 총합
김소미 2023-05-10

괴팍하거나 덜떨어지거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는 하나같이 이상한 캐릭터들의 불협화음을 연료로 삼는 우주선이다. 알코올중독의 이력마저 추가한 리더 퀼(크리스 프랫), 역변은 아닌지 슬며시 수군대고 싶어지는 틴에이저 그루트(빈 디젤), 마초의 심장 안에 숨겨진 육아 본능을 발휘하는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아무래도 너무 착해져버린 네뷸라(캐런 길런), 공감 능력만큼 전투력도 끌어올린 맨티스(폼 클레멘티프)가 이번에도 조종대를 잡았다. 잠깐, 그나마 믿음직한 행동대장 가모라(조에 살다나)는? 타노스에 의해 절벽 아래로 던져진(<어벤져스: 엔드게임>) 가모라는 이번 편에서 ‘가디언즈’로 살아본 적 없는 다른 세계의 가모라이며, 덕분에 우리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연인 때문에 눈물 짓는 멜로드라마 주인공처럼 청승맞게 구는 퀼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문제아 로켓(브래들리 쿠퍼)은? 어느덧 약 10년의 세월을 보유한 프랜차이즈의 새 오프닝은 이 한결같이 고약한 너구리를 위해 바쳐졌다. 단언컨대 세개의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매력적인- 단순한 카메라워크, 그 안에 담긴 익숙한 명곡과 캐릭터의 완벽한 조화만으로도 무한한 애정이 피어오르는- 오프닝 신이다. 안타깝게도 로켓은 이내 잠든다.

퀼과 동료들이 중상을 입은 그들의 돌연변이 친구를 구하기 위해 떠나는 모험담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는 로켓의 트라우마를 따라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끔찍한 생체실험의 비밀을 들춘다. 우생학에 집착하는 우주의 파시스트인 하이 에볼루셔너리(추쿠디 이우지)가 그 가운데 등장하는 새 빌런이다. 이번에도 변함없이 활기차고 복고적 감성이 가득한 스페이스오페라가 나왔다. 액션의 틈새마다 들이닥치는 말장난은 이 시리즈의 진정한 개성인 한편, 속편의 숙명 속에서 반복적인 인상도 완전히 피해가지는 못한다. 애틋함, 결속감, 거친 액션만큼이나 흘러넘치는 박애, 그 사이를 핑퐁질하는 유머의 총합이 너무 달콤하다는 것이 (컬트영화를 즐기는 팬들에게)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훈훈해졌다한들 성난 괴짜들의 시끄러운 대합실인 제임스 건의 우주는 여전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가장 희한한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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