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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목소리의 주인공 - 크리스 프랫, 안야 테일러조이, 잭 블랙, 찰리 데이, 키건 마이클 키, 세스 로건
안현진(LA 통신원) 2023-04-25

목소리 연기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6명의 배우를 만났다. 마리오 역의 크리스 프랫, 피치 공주 역의 안야 테일러조이, 쿠파 역의 잭 블랙, 루이지 역의 찰리 데이, 동키콩 역의 세스 로건, 토드 역의 키건 마이클 키까지 화상 통화를 넘어 마리오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슈퍼 마리오> 게임은 1993년에 실사영화로 만들어졌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새롭게 탄생한 애니메이션에 목소리 출연을 하게 된 소감은.

세스 로건 1993년 당시 11살이던 나는 영화관에서 실사영화를 본 사람 중 하나였는데, 무척 실망스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지금의 11살짜리 아이들이 영화관에서 새로운 <슈퍼 마리오> 영화를 접하고 즐거워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굉장히 기뻤다. 각본을 읽었을 때부터, 슈퍼 마리오를 잘 아는 사람들이 만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어떻게 관객을 단숨에 빠져들게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슈퍼 마리오의 의미와 명성이 아니어도 이야기가 워낙 재미있었다. 사실 그게 나에게는 더 중요했다.

- 게임의 오랜 팬이라고 들었다. 게임을 할 때 캐릭터의 전사에 대해 상상해본 적 있나.

세스 로건 그런 적은 없다. 그래서인지 개연성 없는 전개에 어리둥절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점이 재미있기도 하다. <슈퍼 마리오> 게임은 그토록 오래 인기를 누렸지만, 퍼즐 조각 맞추듯 스토리가 완벽하게 들어맞지는 않는다. 그런 공백이 재미의 여지를 주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꼭 완벽하고 논리적이고 직관적일 필요가 없다는, 창작 가능성의 의미가 그 안에 담겨 있다.

- 마리오와 루이지 역할로 캐스팅됐을 때 가족들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바로 알렸나. 반응이 어땠나.

크리스 프랫 아들에게 바로 이야기했다. 환호하더라. (웃음) 찰리 데이 1초도 쉬지 않고 아들에게 말하고 그다음에 아내에게 이야기했다. 시사회에도 아들과 친구들을 잔뜩 데리고 가겠다고 약속했다.

- 게임에는 구체적인 플롯이 거의 없는데 90분 이상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각본을 읽었을 때 어떤 점이 인상 깊었나.

찰리 데이 마리오가 공주를 구하는 스토리보다 더한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그리고 그 기대가 정확히 맞았다. 형제의 이야기와 형제가 함께 꿈꾸는 미래, 다양한 감정선까지 이야기 안에 잘 담겨 있었다. 각본을 읽으면서 안정적인 전개에 몰입할 수 있었다.

크리스 프랫 마리오와 루이지가 도대체 어떻게 버섯 왕국에 들어가게 되었는지를 처음으로 다루었다. 지금까지 뉴욕의 배관공 형제가 어떻게 버섯 왕국의 공주를 구하는 모험을 시작하게 됐는지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마리오 형제가 어디서 왔고, 그들은 어떤 가족을 가졌는지 등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준 초반부에 많이 놀랐다.

- 피치 공주는 가장 입체적인 변화를 겪은 캐릭터다. 이전에 가지고 있던 피치에 대한 생각과 영화 속 피치는 얼마나 달랐나.

안야 테일러조이 피치 공주는 아이콘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유명한 캐릭터다. 처음 피치 공주 역을 제안받았을 때 뛸 듯이 기뻤다. 동시에 걱정도 들었다. 만약 내가 연기할 피치 공주가 게임 속에서 “구해줘요, 마리오!”라고 외치는 정도의 캐릭터라면 기쁜 마음과 별개로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제작진은 우리가 사랑하는 피치 공주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면을 더하기 위해 노력했고, 나 또한 새로운 세대를 위한 피치 공주를 다르게 표현하고자 했다.

- 영화를 준비하면서 게임을 플레이했는지 궁금하다.

안야 테일러조이 물론이다. <마리오 카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이다. 영화를 준비하면서도 <마리오 카트>를 즐겁게 플레이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는 비디오 게임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니었다. 영화 덕분에 리서치 명목으로 어린 시절로 돌아가 게임을 많이 즐길 수 있었다. (웃음)

키건 마이클 키 비디오 게임을 많이 한 건 아니지만, 어릴 때 <동키콩>을 많이 플레이했다. 그리고 캐스팅된 뒤부터는 게임 보이로 <슈퍼 마리오>를 플레이하면서 향수를 끄집어냈다.

- 여러 연령대가 보는 영화이고 즐거운 게임이 바탕이 되다보니 캐릭터들이 복잡하지 않다. 특히 토드는 용감하고 충직한 캐릭터인데, 그를 어떻게 바라봤나.

키건 마이클 키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연기한 경험이 이전에도 몇번 있는데 목소리 연기는 실사 연기보다 상상력을 더 요구한다. 보통 한자리에 배우들이 모여서 녹음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가 내 앞에 있다고 상상하거나 반응하면서 연기해야 한다. 그리고 녹음 부스 안에 들어가면 어느 정도 아이가 된다고 생각한다. 자기 안에 있는 아이를 끄집어내는 것이 목소리 연기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 악당 쿠파는 마리오 형제만큼이나 매력적인 캐릭터다. 관객이 가장 궁금해할 캐릭터이기도 한데, 어떤 매력에 이끌렸나.

잭 블랙 쿠파는 자신의 어두운 면을 자랑스럽게 드러낸다. 그게 너무 좋다. 탐욕스러운 악당을 연기하는 건, 현실의 내가 상당히 친절한 사람이기 때문에 더 재미있다. (웃음) 거짓말하고, 나쁜 행동을 하고, 눈에 보이는 것들을 부숴버리는 게 배우로서 진짜 재미있다. 또한 쿠파의 질투심을 들여다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아마 쿠파의 가장 민감한 부분이었을 거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겹을 가진 악당이다.

- 게임의 영화화는 할리우드의 오래된 트렌드다. 다양한 실패와 성공 사례가 굴곡을 만들었는데, 이 시점에서 할리우드가 게임을 영화화하는 데 어떤 지혜를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나.

잭 블랙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게임부터 영화까지 성공적인 수순을 밟고 있다. 더 다양한 게임에서 영화들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레드 데드 리뎀션>을 영화로 보고 싶다. 아마 지금 언급되지 않았지만 여러 게임들이 영화화 대기 중인 걸로 알고 있다. 비디오 게임은 시각적으로도 이미 영화적 수준과 가깝고 스토리도 부족하지 않다. 영화와 게임은 각각 다른 플랫폼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해왔는데, 그 둘의 만남이 점점 더 성공적인 결과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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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R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