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 외스틀룬드는 또 한번 관객과 논쟁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이번엔 관객이 더 크게 웃길 바란다. <더 스퀘어>에서 예술계의 위선과 모순을 폭로했던 감독은 이번에 패션 업계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협찬을 받고 호화 크루즈에 승선한 인플루언서 모델 커플이 24시간 카메라 렌즈 안에서 자신을 전시하는 동안, 비료계 거물, 무기 업자 등 저마다 자본주의의 그림자 속에서 부를 축적한 슈퍼 리치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만화경처럼 펼쳐지는 식이다. 층별로 나뉜 크루즈의 계급도를 우스꽝스럽게 노출하는 이 냉소적인 코미디는 폭풍우를 맞은 뒤 무인도에서 벌어지는 생존기로 전환되면서 점점 더 볼만해진다. 외스틀룬드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선명하고 거침없으며, 풍자를 위해 때로 산만함을 감수하는 지극히 외향적인 도덕극 <슬픔의 삼각형>은 돈의 세계는 물론 얄팍한 엘리트들의 지성주의마저 해부하며 자기 조롱의 경지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