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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보이지 않아’, 고단한 관객들을 충실히 위로하는
이유채 2023-04-19

스타가 된 싱어송라이터 케빈(한승윤)은 삶의 비트가 도통 빨라지지 않아 고민이다. 공개를 앞둔 신곡은 성이 차지 않고 자신의 얼굴이 박힌 광고를 봐도 시큰둥하다. 케빈의 매니저 서윤(이노아)도 그런 그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에게도 인생을 치워버리고 싶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2년 전 서윤은 귀농한 친한 언니 화정(정혜인)의 집으로 도망쳐 회복하고자 했다. 당시 서윤의 친언니 지윤(신애라)도 속 시끄러운 건 마찬가지였다. 자신은 이직으로, 남편 용기(박호산)는 진급으로 집안이 뒤숭숭할 때 지윤네 가족은 뜻밖의 캠핑에서 화목과 여유를 찾았다.

<보이지 않아>는 관객을 위로하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충실히 이행하는 작품이다. 커리어, 결혼과 임신, 인간관계 등 보편적인 고민을 안은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에게 휴식을 선사하는 것으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3개의 챕터로 나누어 담은 느긋한 자연의 시간, 충분한 대화의 시간, 조건 없는 사랑의 시간은 휘발성이 강하나 효험이 있다. 실제 뮤지션인 한승윤의 수수한 공연 장면이 끝에 가서 화룡점정을 찍는다. 다만 인물들이 고단한 현대인이란 설정값으로만 존재해 무미하고, 각 챕터를 연결하는 힘이 부족해 케빈의 이야기로 통합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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