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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옥수역귀신’, 참신한 아이디어의 존재, 영화적 긴장감의 부재
김소미 2023-04-19

특종을 좇는 온라인 뉴스 기자 나영(김보라)은 옥수역에서 잇따라 발생한 사망사건 취재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늦은 밤 지하 폐역사 지하 선로를 배회하던 남자를 친 열차 기관사, 그리고 나영의 친구인 역무원 우원(김재현)이 모두 어린아이의 환영을 봤다고 진술하면서다. 옥수역 사고로 죽은 시신들을 처리하는 묘령의 염습사와 그 주변을 떠도는 여자 태희(신소율)까지 등장하면서 나영은 옥수역이 들어서기 전 1980년대에 그 자리를 지켰던 어느 우물에 얽힌 사연을 알게 된다.

<옥수역귀신>은 고전적인 호러 컨벤션에 끝까지 충실하다. 억울하게 죽은 귀신의 원한, 그 오랜 연원을 밝힐 집념의 주인공, 그리고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으로 돌고 도는 저주의 릴레이까지 여러모로 <링>(2005)을 위시한 2000년대 초반 호러 및 일본 괴담들과 닮아 있다. 실제로 <옥수역귀신>은 동명의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링>의 작가인 다카 하시 히로시가 각본을 맡았으며, 우물을 전면에 등장시킨 자기 복제의 시도 위로 한국의 무자비한 수도권 개발 역사를 입힌 것은 흥미로운 설정이라 할 수 있겠다. 경제개발의 그림자 속에 버려진 존재들을 언급하는 드라마는 공포와 좋은 짝을 이루는 슬픔의 힘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옥수역귀신>은 게으른 호러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일상적 장소가 곧 공포의 무대가 된다는 것에 대한 참신한 아이디어, 밀도 높은 장면화를 통해서만 형성될 수 있는 영화적 긴장감이 부재한 탓이다. 오직 귀신의 점프 스케어에 의존한 연출은 배우의 존재감을 희석시키고 한국영화 분장의 매너리즘마저 질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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