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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비’, 40년 후에 돌아보는 80년대의 의미
이우빈 2023-04-12

호연(우지현)의 엄마 은숙(박미현)이 실종된다. 은숙이 1980년대 초반 민주화 운동 시대를 회고하는 책 ‘제비’의 출간기념회를 막 끝낸 후다. 은숙이 가족에게 별말 없이 종종 사라지곤 했던 터라 아버지 현수(이대연)는 호연에게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나 평소와 달리 수상한 기운을 느낀 호연은 엄마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호연은 그동안 고리타분하게만 여겨왔던 엄마의 80년대를 직시한다. 은숙의 과거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통칭 제비(윤박)로 불리던 운동권 청년이다. 비밀리에 사랑했던 둘이었지만 어느 날 제비가 체포돼 사라졌고, 은숙은 40년 넘게 제비의 신변을 쫓아왔던 것이다.

<제비>는 40여년이 흐른 작금에 80년대의 의미를 재고한다. 작중 현재 시점에는 은숙과 함께 운동권 친구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들은 많이 변해 있다. 혹자는 국회의원이 되어 기득권의 부정부패에 녹아들었고, 운동권에 속해 있던 현수 역시 돈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180도 다른 인간상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비록 아름답지만은 않은 현재이지만 여전히 지켜가야 할 당대의 가치가 있음을 <제비>는 주창한다. 이를테면 물질적 성공보다 중요한 인간적 신의나 정직함 같은 것 말이다. 모자 사이를 매개로 하여 40년의 시대 차를 적절히 교차 편집한 영화의 매끄러운 플롯 진행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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