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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거울 속 외딴 성’, 도망친 곳으로부터 돌아와 직면하고 성장하는
소은성 2023-04-12

이제 막 학교에 입학한 코코로(도우마 아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같은 반 학생들의 집단 따돌림이었다. 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코로는 부모에게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한 채 집 안에 틀어박혀버리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가 출근하고 집에 혼자 남아 있던 코코로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방에 있던 거울이 열리고 코코로는 거울을 통해 이어진 다른 세계로 이끌려 들어간다. 그곳에는 바다 한가운데에 외딴 성이 있고, 늑대 가면을 쓴 여자 아이가 코코로를 기다리고 있다. 성 안으로 들어간 코코로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영문을 모른 채 도착해 있는 또래 친구들을 만난다. 그리고 늑대님(아시다 마나)은 코코로를 포함하여 자신의 초대를 받은 일곱명의 아이들에게 앞으로 해야 할 일과 규칙에 대해 설명한다.

쓰지무라 미즈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거울 속 외딴 성>은 현실의 문제에서 도망쳐야 했던 코코로가 다시 현실로 돌아가 그 문제를 직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성장영화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거울과 이어진 환상적인 공간으로서의 외딴 성은,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잠시 경유해야 하는 피난처이면서 문제가 되는 현실과 쌍을 이루는 다소 도식적인 대립의 공간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도가 예비하기 마련인 화해에 대한 강박을 제외한다면 코코로와 그가 성에서 사귄 친구들에게 이 영화가 보여준 애정에 대해서만큼은 공감하지 않기 힘들 것 같다. 오히려 영화는 스스로가 인물들에게 부여한 임무, 정해진 시한까지 숨겨진 열쇠를 찾아 소원을 빌어야 한다는 임무를 배반하는 방식으로 코코로라는 인물을 관객에게 설득하고자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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