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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차별’, 영화 때문이 아니어도 지지했을 것
소은성 2023-03-22

2010년 4월, 일본에서는 고교무상화제도가 시행되었다. 공립고등학교는 수업료가 무료이고, 사립고등학교의 경우에는 한달에 1인당 1만엔가량의 취학지원금이 지급되는 제도다. 하지만 2012년 아베 신조 내각이 출범한 이후 10곳의 조선고급학교들은 무상화 정책에서 배제되었는데, 일본 정부는 조선학교에 지급될 취학지원금이 어떻게 유용될지 알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조선학교와 조총련의 관계를 의식한 이 차별적 법령에 반발하여 2012년 12월부터 일본 각지의 5개 조선학교와 그 학생들이 소송을 제기했다.

영화는 2017년 7월 오사카 지방재판소에서의 1심 판결일로부터 2년여의 시간을 스케치한다. 이곳에서의 한번의 승소 외에 나머지 모든 재판에서 패소하는 동안 학생들은 정당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찾기 위한 집회를 이어가고 이 투쟁을 지지하는 재일조선인, 한국인, 그리고 일본인들의 연대는 계속된다. 영화의 카메라 역시 연대의 표지처럼 각각의 현장, 집회뿐만 아니라 조선학교 문제와 관련된 여러 공연과 행사, 간담회 등의 자리에 함께한다.

하지만 이 점에서 <차별>은 자신의 역할을 정보 전달로 제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카메라는 현장 안으로 들어서서 사람을 만나기보다 현장 주변을 돌며 그곳에 있었던 얼굴들과 떠도는 말들을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무엇보다도 그 말들이 단 하나의 목소리로만 수렴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한 이 다큐멘터리의 제목이 크고 추상적인 단어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재일조선인을 비롯한 모든 약자의 차별에 반대하고 그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것과 그러한 현실을 바로 보기 위해 영화를 만드는 것은 결코 손쉽게 조화로울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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