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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중국 극장가의 봄, 영화로 꽃피우다

춘절 시즌보다 많은 영화들의 개봉 러시

중국 극장가의 3월은 3년 만에 진정한 봄을 맞이하는 분위기다. 관객은 커다란 스크린에서 마음껏 영화를 즐기는 날만을 기다려왔다. 지난 1월 춘절 연휴 동안 총 11편의 영화가 개봉했고, 역대 2번째로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은 해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남겼다. 좋은 기운을 발판으로 2월에는 춘절 시즌보다 더 많은 31편의 영화가 극장에 걸렸다. 3월 들어서며 극장가의 봄기운은 더 완연해지는 추세다. 바로 지난 3년 동안 개봉을 저울질하며 미뤄온 기대작들이 속속 개봉을 알리고 있기 때문인데 자그마치 33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관객으로선 행복한 고민이지만 거의 하루에 한편꼴로 개봉해야 하는 제작사와 투자배급사 입장에선 마냥 좋아할 순 없는 노릇이다.

3월의 첫문을 여는 영화는 곽부성, 임달화 주연의 사이버 금융 범죄를 다룬 액션영화 <단망>이다. 대니 황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사이버 범죄라는 소재 때문에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은 법정 공휴일로 여성 서사가 돋보이는 영화들이 눈에 띄는데, 대표 연기파 배우인 임소석이 주연한 두편의 영화가 일주일 간격으로 연달아 개봉했다. 3일 개봉한 <황원>은 넓고 황량한 사막에서 동생을 구하기 위해 온갖 모험을 펼치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고찰한 영화다. 10일 개봉한 <회랑정>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회랑정 살인사건>이 원작으로 여성의 복수극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같은 날 관객을 만난 <보니평안>은 중국을 대표하는 코미디 배우이자 감독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다펑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코미디영화다.

다양한 영화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것과 더불어 중국 정부의 소비 장려와 극장 엔터 산업 촉진 정책으로 인해 최근 들어 중국 전영국 촬영 허가가 봇물 터지듯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도 관객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속속 공개되는 예정작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감독들부터 큰 사랑을 받았던 인기작의 속편들이 눈길을 끄는데 무협영화의 대가 서극 감독의 <사조영웅전: 협지대자>와 지아장커 감독의 <풍류일대>, 그리고 애니메이션의 명가 라이트 체이서의 <요재: 란야사> 등이다. 바야흐로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현재 촬영 중이거나 제작에 돌입하는 영화들은 과연 이전의 영화들과 어떤 다른 담론을 안겨줄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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