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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챗지피티의 ‘기생충’ 비평, 그리고 씨네21이 첨삭해보았다
씨네21 취재팀 2023-03-02

챗지피티의 <기생충> 영화 비평

챗지피티의 <기생충> 영화 비평

영화 <기생충>은 한국 사회의 계급 문제를 중심 주제로 다룬다. 이 과정에 전문가 반응은 호평과 혹평으로 극명히 나뉜다. 먼저 한국의 극명한 사회계층 차이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 강조하고, 경제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사람들이 어떻게 수단을 가리지 않는지 현실적으로 잘 그려냈다. 반면 부유한 가족을 가난한 가족의 무고한 희생자로 묘사하면서 계급 불평등 문제를 단순화한 아쉬움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또 일부 비평가는 이 영화가 한국의 노동자계급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기택(송강호) 일가가 교육을 받지 못했고 교활하며 도덕성이 결여된 인물들로 묘사된 것은 노동자계급에 대한 해로운 고정관념을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관점에서 다혜(정지소)는 <기생충>의 계급적 융화에 큰 의미를 전한다. 다혜는 초반에 보호받고 순진한 모습을 보이지만 기택의 아들 기우(최우식)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계급간 연대의 가능성과 기존 계급사회 현상 유지에 도전할 잠재력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제 몸집보다 큰 기우를 업고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모습이 그렇다. 하지만 다혜는 부유한 젊은 여성으로서 사회적 약자가 직면한 현실적인 어려움으로부터 여전히 고립돼 있고, 계급에 기반한 한국 사회 구조 내에서 자신의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제약을 받는다.

또한 <기생충>은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일상적 풍경으로 고착화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특히 최연교(조여정)를 오로지 감정에 의거해 결정하거나 남편에게 의존하는 인물로 설정한 것은 그동안 여성 인물에게 주어졌던 구시대적 이미지에 가깝다. 한편 한국에서 젠더와 계급이 교차하는 방식을 세밀하게 다루지 못한 아쉬움도 크다. 영화는 김기택 일가의 전반적인 가난과 어려움을 보여주지만, 충숙(장혜진)과 기정(박소담)의 교육 및 취업 기회에 대한 장벽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다. 하지만 강한 여성 캐릭터를 잘 묘사했다는 호평도 있다. 기정은 수완이 뛰어나고 능력 있는 인물로 자신의 기술을 활용해 가족의 경제적 출세를 돕는다.

따라서 <기생충>은 한국의 사회계층과 젠더에 대한 포괄적인 고찰을 제공하진 못하지만 한국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를 조명시킨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 문제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토론을 촉발시켰고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씨네21>의 빨간펜 첨삭 후기

먼저 영화 선정의 변으로 시작하겠다. 챗지피티에 <기생충> 비평을 청탁한 이유는 ①챗지피티의 마지막 정보 업데이트가 2021년 10월이라는 점 ②대중적으로 친숙한 작품이어야 사람들이 챗지피티의 비평을 궁금해할 거라는 점 ③미국 출신인 챗지피티의 세계 영화 정보력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 고유의 사회현상이 녹아든 작품이어야 한다는 점을 종합하니 그 교집합에서 <기생충>을 찾을 수 있었다.

처음 챗지피티에 요구한 것은 “<기생충> 비평을 써줘”였다. 그러자 영화 줄거리와 전반적인 감상을 호평과 혹평으로 나눠줬다. 색다른 의견보다는 정보 나열에 가까웠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계급사회를 기반으로 영화를 다시 비평해줘”, “다혜의 입장에서 <기생충>의 사회적·계급적 의의를 말해줘”, “지금까지 말한 <기생충>의 계급 문제를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다시 해석해줘” 등 구체적이고 세밀한 주문을 넣자 그와 관련된 정보를 주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챗지피티의 창조성에 많은 사람이 놀라워했지만 결과적으로 사용자가 건넨 질문의 질이 결과물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판단과 분석, 개념과 가치관은 여전히 중요해 보인다. 또한 영화 비평에 한해서는 챗지피티의 자체적인 의견보다 온라인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용구가 많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대의 오피니언 리더보다 고도화된 검색 엔진에 더 가까워 보인다. ‘노동자계급 문제를 각성한 다혜의 실천’이나 ‘연교 어머니의 거짓말’ 등 잘못된 정보도 혼재해 사용자가 거짓 정보를 판별할 지식을 갖추는 게 중요해 보였다. 다만 어떤 관점을 말할 때 반드시 긍정·부정의 균형을 잡거나 결과적 의의를 도출해내는 구조적 안정성은 괄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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