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SM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엔터테인먼트 지형도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2020년부터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추진해온 카카오는 지난 2월7일 인수가 아닌 유상증자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SM 이사회는 카카오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약 1119억원 상당의 신주와 약 10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전환이 이루어지면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05%를 확보하게 된다. 기획과 제작 역량, 플랫폼 등 IP 밸류 체인을 보유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K팝 열풍을 선도해온 SM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 IP와 히트곡을 기반으로 음악 및 콘텐츠 산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SM엔터테인먼트도 카카오의 콘텐츠 플랫폼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투자와 함께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는 3자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3사는 치열한 글로벌 음악 및 콘텐츠 시장 경쟁에 함께 대응하며 다각적 협력으로 K컬처 열풍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이로써 YG엔터테인먼트, 하이브 등과 동맹을 맺은 네이버와 SM과 동맹을 맺은 카카오의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하지만 두 콘텐츠 기업의 시너지를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카카오의 공시 소식으로 현재 18.46%에서 16.78%로 지분율이 낮아진 이수만 최대 주주가 즉각 반발했기 때문이다. 이수만씨는 지난 2월8일 최대 주주인 자신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위법행위라며 SM을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경영권 분쟁에 더해 SM엔터테인먼트 내부에서도 최대 주주인 이수만씨의 퇴진을 둘러싸고 내분을 겪고 있어 한동안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