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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편집장] 바야흐로 팬덤의 시대
이주현 2023-02-03

숫자도 의미심장하게, 99개의 팬아트가 도착했다. <씨네21>은 설 연휴를 낀 지난 1월 약 2주간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팬아트를 공모했다. 영화에 열광하는 3040세대 중 원작 만화 <슬램덩크>에 관한 추억 하나쯤 없는 사람은 없을 테니 각자의 소중한 추억을 팬아트의 형식으로 나눠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즐거움은 나눌수록 커지는 법이니 <씨네21>이 재미를 공유하는 놀이터가 되어보자는 취지였다. 한편으론 신청자가 너무 적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어 나라도 붓을 들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스치듯 했던 게 사실이다. 기우였다. 걱정이 무색하게 최종적으로 54명의 지원자가 99편의 작품을 보내왔다. 그중 최연소 참가자는 초등학교 4학년으로, 부모님이 시킨 게 아니라면 어떻게 <씨네21>에 팬아트를 응모할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전국 초등학생들의 수준을 얕잡아보는 건 아니지만 <씨네21>은 나름 꽤 수준 높은 잡지인데…. 어쨌거나 <슬램덩크>처럼 전 연령대가 사랑하는 잡지가 될 수 있도록 분발해야겠다 다짐하며 <슬램덩크> 팬아트 중 일부를 공개한다.

최근 뜨거운 팬덤으로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영화는 <상견니>다. 대만의 인기 드라마 <상견니>가 영화로 재탄생해 중국과 대만의 박스오피스를 점령한 뒤 1월25일 한국 극장가에도 상륙했다. 개봉에 맞춰 <상견니>의 세 배우 가가연, 허광한, 시백우가 내한했고, 팬들과의 달콤한 만남은 물론 <씨네21>과도 짧지만 강렬한 만남을 가졌다. 바쁜 와중에도 소중한 시간을 내어준 덕에 세 배우를 이번호 표지의 주인공으로 맞을 수 있었는데, 비가역적 시간을 되돌려 사랑을 지속하려 했던 드라마 속 인물들처럼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슬립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그저 마감이고 사랑이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 때로 돌아가고 싶다. 이 질문에 대한 세 배우의 대답은 나보다 훨씬 현명하고 재미있으니 인터뷰 기사로 꼭 읽어보시길.

팬덤 하면 K팝 산업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번주 <씨네21>은 K팝 비디오의 세계도 집중 조명해보았다. “지금 K팝 비디오는 실험성 강한 미디어 아트를 가장 대중적인 방식으로 전시하는 산업”이라고 진단한 임수연 기자와 이번주 함께 차를 타고 왕복 2시간 거리를 이동할 일이 있었다. 조수석에 앉아 그녀가 선곡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뉴진스와 에스파의 노래를 큰 볼륨으로 반복해 들으며 K팝 비디오의 세계를 (반강제로) 예습하는 열의! 이러다간 어느 날 귀에서 뿔이 자랄 것 같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영화와는 다른 문법과 전략으로 진화 중인 K팝 비디오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 기사가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가닿을 수만 있다면….

마지막으로, <어린이라는 세계>의 저자인 김소영 작가가 ‘디스토피아로부터’의 새 필자로 합류한다는 소식이다. 필자가 마음속으로 정한 코너 이름은, 디스토피아를 맞이하는 19세 미만의 마음을 헤아려본다는 의미에서 ‘19세 미만’이라고 한다. 19세이상관람가는 아니지만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씨네21>은 전체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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