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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시리즈⑨] 이동윤 감독 ‘레이스’, “홍보실의 리얼한 날들”
김수영 사진 오계옥 2023-01-19

제작 바람픽쳐스, 슬링샷스튜디오 / 감독 이동윤 / 극본 김루리 / 출연 이연희, 홍종현, 문소리, 정윤호 / 채널 디즈니+ / 공개 상반기

이동윤 감독의 신작 <레이스>는 대기업 홍보실을 배경으로 한 오피스 드라마다. 얼핏 경주나 달리기를 뜻하는 말인가 싶지만, 레이스(RACE)라는 제목은 홍보업계에서 쓰이는 용어인 조사(Research), 기획(Action),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평가(Evaluation)의 앞 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하이에나>의 김루리 작가가 대본을 썼다. 이동윤 감독은 “오피스물이라 극성이 강하지 않지만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명확한 대본”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의 기업구조와 갑을관계 혹은 직원의 상하관계를 면밀하게 다루고 있고, 대기업에 입사한 윤조(이연희)가 겪는 갑질과 차별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그려진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동윤 감독은 <레이스>를 “청춘 로맨스도 담겨 있지만 그보다 윤조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회사가 배경이었던 이동윤 감독의 전작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에서는 사내 연애를 다룬 이야기라 공간에서부터 핑크빛이 감돌았다. “반면 <레이스>의 배경은 오래된 대기업이다. 보수적인 분위기는 조직문화뿐 아니라 공간 자체에도 배어 있는 법이라 올드한 느낌의 사무실을 찾았다. 형광등을 쭉 깔고 약간의 조명을 더해 일상의 사무실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행사에서 일하다 대기업 홍보팀으로 이직한 90년생 박윤조, 팀의 에이스지만 일과 생활을 철저히 분리하는 류재민(홍종현), 둘의 멘토이자 홍보업계 전문가 구이정(문소리)이 그려낼 현실감 있는 홍보업계의 세계도 기대할 만하다. “주인공의 리액션만으로 ‘대단한 홍보’를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실제 업무의 다양한 모습을 담았다. 언론사 기자를 만나는 일뿐 아니라 디지털 홍보, 팝업 스토어 운영, 사회 공헌 사업 등 들여다보면 정말 많은 일이 있다. 3~5년차 경력의 90년생 두 주인공을 통해 선후배 사이에서 MZ세대가 겪을 법한 에피소드도 반영되어 있다.” 누구나 일터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루지만, 이동윤 감독은 “OTT 플랫폼이었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했다. “지상파 채널이었다면 더 자극적인 요소가 필요하다고 했을 거다. 시청률이 유일한 잣대가 되면 소재 선택부터 달라진다. 편집할 때도 엔딩에 힘주지 않고 툭 끝내는 게 다음 화를 이어보기에 자연스럽더라. 소재부터 촬영, 편집 문법까지 바뀌고 있는 환경 속에서 결국 이야기가 가장 중요해진다. 누가 언제 어디서 <레이스>를 보게 될지 모르잖나. 눈앞의 시청률보다는 작품성과 퀄리티를 높이는 데 집중하게 된다.”

이동윤 감독이 꼽은 <레이스>의 관전 포인트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아요.” 홍보 대행사에서 일하면서 이성적으로는 이해하지만 감정적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을 겪은 윤조가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이 드라마 전체를 끌고 나가는 핵심 신인데 이연희 배우가 정말 잘 표현해줬다. 촬영 내내 대단한 몰입을 보여준 이연희 배우가 <레이스>를 통해 새롭게 보일 거다.” (이동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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