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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양시권 티빙 오리지널국 국장, “충성도가 있는 고객에게 보다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임수연 사진 백종헌 2023-01-05

2022년 티빙은 <유미의 세포들> 시즌2, <술꾼도시여자들2> <환승연애2> 등 시즌제로 확장된 콘텐츠를 성공시켰다. <돼지의 왕> <몸값> 등 눈 밝은 관계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작품들도 있었다. <사랑의 불시착>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한 작품들을 다수 제작한 CJ ENM이 세운 OTT 플랫폼인 만큼 티빙은 해외 진출 후 성장세가 더욱 주목되는 플랫폼이다. 양시권 티빙 오리지널국 국장을 만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 지 3년차에 접어든 티빙이 그리는 청사진이 무엇인지 물었다.

- KT 시즌 합병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우선 월평균 활성 이용자 수(MAU)가 국내 OTT 중 1위에 오른 것이 눈에 띈다.

= 이번 합병의 가장 큰 이유는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데 있었다. 첫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혜택으로 티빙 이용권을 제공한 것은 커머스쪽 소비자들에게 티빙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것이었는데, KT 시즌 합병으로 보다 넓고 노멀한 성향을 가진 통신사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구매 루트를 다양화하려고 한다. 내부적으로 당장 체감하는 변화는 없다. 시간이 좀더 지나야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약을 통해 KT스튜디오지니와 특수 관계자가 된 것은 맞지만 KT스튜디오지니와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합쳐진 것은 아니다. 티빙이 KT스튜디오지니 오리지널 콘텐츠를 티빙 플랫폼으로 수급받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

- 2022년 티빙의 한해 농사를 돌이켜보면 어떤가.

=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처음 시작할 땐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결과물이 빨리 나올 수 있는 예능을 많이 선보였다면, 2022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드라마 비중이 커졌다. 대체로 <환승연애2>나 <유미의 세포들> 시즌2처럼 시즌제 콘텐츠들이 잘됐다. 반면 신규 콘텐츠들은 완성도는 인정받았지만 흥행 면에서 기대보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 아직은 대중과 만나는 접점이 한정적이거나 콘텐츠가 아닌 플랫폼 자체에 대한 만족도가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고민하고 있다.

- 국내 OTT 모두 비슷한 과제를 떠안고 있을 것이다.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처럼 플랫폼의 인지도를 극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필요한 상황이다.

= 우선은 잘 만들어야 한다. 최근 어떤 콘퍼런스 자리에서 콘텐츠를 만들 때 흥행성과 작품성 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작품성이 먼저라고 답했다. 만듦새가 좋은 작품이 흥행이 안될 수는 있지만 흥행을 위해서는 작품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티빙 초창기에는 기존 TV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컨셉추얼한 작품을 많이 제작했다면 지금은 그 안에서 퀄리티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양적인 성장까지 포괄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엄청난 자본을 가진 글로벌 OTT처럼 콘텐츠에 투자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가능한 자본 안에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감독, 작가, 배우들을 잘 패키징해서 소비자가 봤을 때 충분히 볼만한 이유가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재부터 제작진, 출연배우, 표현 방식, 마케팅까지 차별화해 티빙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한다.

- 대체로 국내 OTT는 작품마다 OTT 플랫폼의 투자 비중 및 공개 방식이 다르다. TV와 OTT 동시 공개를 하느냐 혹은 OTT 독점으로 가느냐, 후자의 경우 전회를 한꺼번에 혹은 주 1~2회씩 공개하기도 한다.

= 완전 동시 방영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다른 OTT 플랫폼들의 전반적인 추세도 그렇다. 플랫폼 자체 경쟁력이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서 그 이후를 고민하고 있다. 작품마다 그에 맞는 공개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넷플릭스는 그들이 보여주는 작품의 색과 장르, 마케팅 방식이 몰아보기에 어울린다. 하지만 티빙 주소비자들의 시청 형태는 아직 위클리에 좀더 맞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TV드라마를 보는 호흡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장르물의 서사 구조는 끝까지 몰입해서 보는 쪽에 어울리기 때문에 <몸값>은 빈지 워칭(몰아보기)에 가깝게 매주 3회씩 공개했다. 반면 <유미의 세포들> <환승연애>처럼 매주 내용을 곱씹으면서 몰입하는 게 어울리는 콘텐츠가 있다.

- 티빙의 경우 티빙 독점으로 공개했던 작품을 시간이 흐른 뒤 tvN에서 방영하는 경우도 많다.

= 티빙 오리지널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기조이지만 TV 편성에 대해서는 아직 매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민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TV 방영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보고 있다. 글로벌 OTT 플랫폼들은 제작비뿐만 아니라 마케팅 예산과 전략 자체도 많이 바꾸어놓았다. 때문에 티빙이 할 수 있는, 티빙에 어울리는 마케팅 툴이 필요했다. 가장 판이 넓은 유튜브에서 콘텐츠를 일부 보여주고 새로운 시청자를 유입시키자는 전략을 세웠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효율적인 솔루션을 찾고 있다.

- 유튜브에서 요약 영상을 보면 그 작품을 봤다고 생각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이를테면 티빙 공식 채널에서 짧은 클립을 너무 많이 제공하면 유입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는 걱정은 없나.

=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여러 가지 데이터를 보면서 계속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충성도가 있는 고객에게 보다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마케팅을 위해 무료로 노출하는 콘텐츠는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 글로벌 OTT와 협업은 한정된 국내 파이를 넘어선 수익 창출을 위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국내 OTT들도 해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 원래 한국 드라마는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하게 성공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었다. 넷플릭스라는 창구가 생긴 후 한국 콘텐츠의 접점이 대폭 넓어졌다. 이제 해외 마켓에 가면 한국 콘텐츠는 제3 국가가 아닌 주요 카테고리로 인정받는다. 티빙은 IP를 오롯이 보유한 상태에서 사업권을 확보하고 해외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해외 플랫폼과의 협업까지 고려하며 전략을 세운다. <몸값> <욘더>는 파라마운트+를 통해 2023년 글로벌 론칭이 될 예정이고, <유미의 세포들> <환승연애>는 비키를 통해 160여개국에 공개된다. <아일랜드>는 국내는 티빙, 해외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릴리즈된다.

- 2023년 만나볼 수 있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를 간단하게 소개해달라.

= 티빙 초창기에는 <환승연애> <술꾼도시여자들>처럼 여성 시청자를 타기팅한 작품이 많았다면, 2022년은 작품의 퀄리티를 끌어올렸다. 2023년엔 이들 요소를 적절하게 섞어 좀더 다양한 시청층을 위한, 명확하게 타기팅한 웰메이드 콘텐츠를 선보이려 한다. 티빙과 파라마운트+의 협업이 성사되면서 티빙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규모의 작품도 만들 수 있게 됐는데, 연말에 공개되는 <아일랜드 파트1>이 그 사례다. <아일랜드 파트2>는 2023년 상반기에 공개된다. <방과 후 전쟁 활동>은 CG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굉장히 공을 많이 들인 작품이며, 라미란, 엄지원 배우가 출연하는 <잔혹한 인턴>은 여성 직장인들이 더욱 공감하는 콘텐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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