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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전설의 시작

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전적 영화 <더 파벨먼스>

<더 파벨먼스>

“언제 우리 가족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거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어머니에게서 늘 듣던 말이다. 75살의 스필버그 감독은 최근 자전적인 영화 <더 파벨먼스>를 선보였다. 아쉽게도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였다. <더 파벨먼스>는 스필버그 감독이 어떻게 세계적인 연출가로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는 아니다. 이 작품은 그의 부모를 비롯한 가족에게 헌정하는 선물이다. 물론 그가 처음으로 본 <지상 최대의 쇼>(1952)를 통해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나 어떤 영상을 보여주는가에 따라 관객의 감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을 직접 경험하는 장면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더 파벨먼스>는 컴퓨터 엔지니어이며 지극히 현실적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가정을 꾸린 어머니 사이에서 자라난 스필버그 감독의 유년 시절부터 19살 때까지를 보여준다. 한 인터뷰를 통해 스필버그 감독은 “어머니는 부모라기보다 큰누나 같았다”라며, ‘피터팬’에 비유하기도 했다. 극중 어머니 미치 파벨먼 역을 맡은 미셸 윌리엄스는 이같은 느낌을 살려 가정적인 어머니보다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치어리더 같은 캐릭터를 그려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가정환경에서 성장하지 못했다”는 스필버그 감독은 극중에서도 부모의 이혼을 다뤘다. 그는 이처럼 아픈 이야기를 작업화하면서 자신이 오랫동안 짊어지고 있었던 짐을 내려놓은 듯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밝혔다.

<더 파벨먼스>가 영화화되는 데 공헌을 한 또 다른 사람은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온 작가 토니 쿠슈너. 이들이 2005년작 <뮌헨>을 함께 작업할 때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쿠슈너가 던진 “어떤 계기로 연출을 하게 됐나?”라는 질문이 시작이었다. 답변을 들은 쿠슈너는 언젠가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이후 실제로 작업에 들어간 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다. 당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작업하던 스필버그 감독과 쿠슈너는 리허설 기간에 본격적인 자료 수집과 가족 인터뷰 등을 하면서 일주일 중 3일, 4시간씩 줌 미팅을 통해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고 한다. <더 파벨먼스>는 100% 자전적이라기보다는 뽀얀 필터를 끼운 듯한 낭만적인 부분이나 부모의 잘못이나 실수를 덮어주려는 듯한 어린아이의 ‘자상함’이 보이기도 한다. 약 4천만달러의 예산이 소요된 <더 파벨먼스>는 영화평 포털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93%의 신선도를 기록했고, 메타스코어에서도 84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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