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수장 밥 아이거가 돌아왔다. 디즈니는 11월11일(현지 시간)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11월21일, 2년10개월 만에 아이거가 다시 CEO로 복귀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15년간 디즈니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71살의 CEO가 2년간 한시적으로 복귀한다는 성명이었다.
디즈니는 모든 회사들이 꿈꾸는 포트폴리오를 가진 미디어 공룡이다. 누구나 탐내는 방송, 영화, 리조트 및 굿즈 사업을 기반으로 2019년 출범한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넷플릭스와 비슷한 규모의 구독자를 거느리게 되었다. 최대의 미디어 공룡 중 하나가 디즈니+로 대표되는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보유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주가는 2021년 3월 이후 하락 추세다. 또 하나의 좋은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라 생각했던 스트리밍 서비스가 지난 분기만 2조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스트리밍 전쟁 중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넷플릭스도 막대한 손실을 거쳐 지금의 손익이 나오는 시점에 도달했다. 디즈니도 2024년부터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수익을 낼 것이라고 한다. 구독자 수가 2억명이 넘어도 손실을 보고 있고, 앞으로 2년은 더 있어야 손익이 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밥 아이거는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2년간 노력할 것이다.
디즈니는 지금까지 자신들의 콘텐츠만으로 승부를 보고 있었는데, 스타채널로 공개되고 있는 아시아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를 자신들의 플랫폼인 미국 훌루에서 공개하고, 디즈니+ 오리지널 <스타워즈> 시리즈인 <스타워즈: 안도르>는 피날레에 맞춰 와 훌루에 1, 2화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만든 오리지널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마케팅하겠다는 이야기다.
디즈니도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12월8일 미국에서 광고와 함께 보는 모델을 출시한다. 기존 고객에게 더 받을 수 없는 돈을 광고주에게 받겠다는 전략인데, 앞으로 손익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OTT는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돈을 벌어다주는 꿈의 모델이 아니다. 넷플릭스를 제외한 어떤 플랫폼도 아직 손익을 논할 수 없으며, 디즈니조차 그들만의 효율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2년 후 손익을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좋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스트리밍 전쟁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지만 상처뿐인 승리가 될 수도 있기에 지금부터 현명한 전략을 펼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