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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는 통화중] <취화선>의 칸 특수
2002-06-03

칸에서 시작된 나비의 날갯짓이 멀리 한국 극장가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른바 ‘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임 감독이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직후부터 <취화선>에 관객이 눈에 띄게 쏠리고 있다. 시상식 전인 25일과 26일의 서울관객은 각각 9천명과 6천명. 한국과 프랑스의 축구경기를 감안하더라도, 이 영화는 가라앉을 듯 보였다. 하지만 수상결과가 알려진 27일부터 관객이 몰리기 시작했다. 배급사 시네마서비스에 따르면, 27일엔 7140명을 기록했고, 28일 1만110명, 29일 1만224명, 30일 1만1327명 등 갈수록 관객 수가 증가했다. 전국 기준으로도, 화요일인 21일 1만2천명이던 게 28일에는 2만2천명을 기록했다. 누적스코어도 늘었다. 10일 개봉한 이 영화는 26일까지 서울 18만4059명, 전국 43만8752명을 동원했지만, 30일 현재 서울 22만3천명, 전국 52만여명의 관객을 기록하고 있다. 시네마서비스는 31일부터 기존 서울 19개관, 전국 44개관을 각각 25개와 60개로 늘릴 계획이다. <취화선>의 ‘부활’을 반기는 쪽은 제작, 배급사만이 아니다. 월드컵으로 인한 급속한 관객 감소로 울상을 짓고 있던 극장들이야말로 가장 큰 수혜자인 셈이다. 중앙시네마의 강기명 팀장도 “개봉했을 때는 비교적 높은 연령대의 관객이 몰렸으나 수상결과 발표 뒤 젊은 관객이 갑자기 늘었다”고 말한다. 그는 “축구 때문에 주말관객도 줄었는데, 평일에 많은 관객을 몰아준 <취화선>이 고맙다”고 덧붙였다. 극장가에선 히딩크 감독보다는 임권택 감독이 선전해주기를 기대해왔는지도 모를 일이다.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