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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캐릭터', 범죄자와 주인공 사이의 섬세한 심리 싸움
이자연 2022-10-19

선한 성정으로 잔인한 악역을 그리지 못해 정식 만화가 데뷔가 자꾸만 밀리는 야마시로 케이고(스다 마사키)는 작품 배경으로 쓸 단독 주택을 스케치하던 중 음악 소리를 줄여달라는 이웃집의 불만을 대신 전달하러 집 안에 들어갔다가 식탁 의자에 결박된 채 죽은 일가족을 발견한다. 참혹한 풍경에 그대로 주저앉고 말지만 정원 어귀를 돌아다니는 범인의 얼굴을 목격한다. 정작 뉴스에 나온 범인의 얼굴은 자신이 본 사람과 다른 인물. 여느 때와 달리 창작욕이 불타오른 야마시로는 자신이 본 것을 바탕으로 만화 ‘34’를 그려내며 진범에게 새로운 이름과 서사를 부여하기에 이른다.

<캐릭터>는 만화 <20세기 소년>의 공동 원작자 나가사키 다카시가 10년에 걸쳐 기획한 각본으로, 범죄자와 주인공 사이의 섬세한 심리 싸움을 그려낸다. 만화를 따라한 모방범인지 만화를 이용한 예고 살인인지 확신할 수 없는 가운데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는 시종일관 긴장감을 높이고,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휘몰아치는 스토리는 몰입도를 높인다. 다만 장난꾸러기 같은 연쇄살인마의 이미지를 조성하거나 살인마의 결핍을 지나친 악마화로 포장하는 지점은 실제 현실 속 사건들을 겹쳐 보이게 만들며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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