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기버러라는 도시에 살며 고아로 떠돌고 있는 필은 성의 경비 그로바트를 골탕먹이며 일상을 보낸다. 왕자의 대관식 날, 필은 왕자를 독살하고 왕위를 차지하려던 트리스탄의 계략에 휘말리게 된다. 그러나 독살 약이 잘못되어 왕자는 절반은 닭, 절반은 고양이인 동물로 변해버리고, 필은 왕자의 마법을 풀어주는 것을 도와주는 대가로 왕이 숨겨놓은 보물을 갖기로 약속한다. 그로바트와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공주로 변장한 필, 그리고 귀족들을 비꼬는 농담밖에 할 줄 모르는 광대 지글러까지 합세해 공주 구하기가 아닌 왕자 구하기의 여정을 떠난다.
<어쩌다 공주, 닭냥이 왕자를 부탁해!>는 지극히 시민의 입장에서 바라본 왕정의 이상향을 그린다. 다름 아닌 복지와 선민의식이다. 고결함은 계급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마음속에 있다는 전체관람가다운 교훈과 더불어, 영화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귀족 계급을 향한 풍자는 프랑스 애니메이션답다는 인상을 준다. 영화는 짜임새가 꽤 탄탄하며 유머와 감동이 균형 잡혀 있다. 특히 그로바트와 필의 이야기는 서로를 쫓고 쫓기던 포식과 피식의 관계가 우정으로 변환되는 감동을 선사한다. 독창적인 비주얼 또한 매력의 요소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