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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를 성공시킨 OTT 크런치롤의 전략

8월 셋째 주말 미국 박스오피스에 낯선 이름이 등장했다. <탑건: 매버릭> <> <불릿 트레인>이 아닌 일본 애니메이션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가 그 주인공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는 못 미치지만 주말 3일 동안 2천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여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코로나19를 정면 돌파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하 <무한열차편>)의 오프닝 스코어와 거의 흡사했다. 일본에서 엄청난 입소문을 탄 후 북미 시장에서 개봉했던 <무한열차편>과 달리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의 성적은 그 정도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는 북미 시장에서 5일 만에 일본 흥행 수익을 뛰어넘었다. 올봄 미국에서 개봉해서 큰 인기를 끌었던 <극장판 주술회전 0>이 기록한 2900만달러를 넷째 주말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쯤 되면 미국 내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3위권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19 시대에 벌써 3편의 애니메이션이 북미 매출 3천만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놀라운 것은 3편의 배급사가 모두 OTT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특히 올해 일본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흥행을 미국에서 만들어낸 OTT 서비스는 전세계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에게 인지도가 있는, 소니가 보유한 OTT 서비스 크런치롤이다. 크런치롤의 전세계 가입자는 1억2천만명이며, 2021년 8월 기준 유료 구독자는 500만명이 넘는다. 월 사용자도 1500만명이 넘는다. 소니는 유통 배급과 OTT 서비스를 함께하는 퍼니메이션을 2017년 인수하고, 2021년 8월 AT&T로부터 크런치롤을 인수했는데, 이는 앞으로 소니의 유통 전략에도 큰 축이 될 수 있다.

애니메이션에 관심없는 사람들은 별안간 이 영화가 왜 흥행하는지 모를 것이다. 그들은 개봉 일주일 전부터 방문자를 타깃으로 마케팅을 펼치며 성과를 냈다. 최근 소셜 플랫폼에서 영화 바이럴 이슈가 있었지만, 크런치롤은 그런 영역에서 자유로울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완벽히 타깃이 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그리고 배급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크런치롤은 올해 북미에서 개봉한 매출로만 벌써 5천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는데, 이는 그들이 한해 구독자들에게 벌어들이는 수익의 70% 수준이다.

개봉작 중 큰 경쟁자가 없을 때 빠른 시간 내 마케팅을 한 후 플래시 몹처럼 관객을 모으는 크런치롤은 애니메이션 전문 OTT만이 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OTT 플랫폼에도 좋은 인사이트가 되지 않을까. 소니는 OTT 사업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그들의 무기를 잘 활용해 OTT 플레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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