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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영화제는 역사의 바람을 타고

제14회 ‘람페두사영화제-북쪽의 바람’

7월24일부터 8월6일까지 열려

<숨은 아이>

마시모 치아바로는 이탈리아 영화배우이다. 80년대 이탈리아영화계의 아이돌로 명성을 날렸던 그는 1987년 니콜 키드먼과 함께 <로마의 호주인>을 찍기도 했으며 그동안 24편의 영화를 촬영했다. 그는 2004년 이탈리아의 람페두사섬으로 향했다. 람페두사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주에 있는 인구 6100여명의 이탈리아 최남단 도시다. 아름다운 풍경과 풍요로운 바다와 깨끗한 바닷물 덕에 이 섬은 이탈리아인에게 최고의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한 람페두사에는 남모르는 아픔이 있다. 이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지만, 유럽 외의 나라에서는 중동 난민들의 목적지로 유명하다. 튀니지에서 불과 130km밖에 떨어지지 않아서 북아프리카에서 무슨 일이 터졌다 하면 난민들이 뗏목 및 목선을 타고 람페두사에 오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초과 인원으로 뗏목이나 목선을 타고 오다 바다에 침몰해 목숨을 잃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지금은 난민을 수용할 공간이 부족해 유럽연합 내에서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난민 드라마의 상징이자 성지가 된 이 섬의 주민과 이곳을 거쳐가는 사람들을 위해 마시모 치아바로는 영화제를 꿈꿨다. ‘람페두사영화제-북쪽의 바람’이 올해로 14번째를 맞이했다. 제14회 ‘람페두사영화제-북쪽의 바람’이 7월24일부터 8월6일까지 열렸다. 청년 영화인 육성이라는 목표와 함께 만들어진 이 영화제는 특별한 이 섬과 문화의 연대를 목표로 한다. 영화관이 없어 영화를 개봉관에서 볼 수 없는 이곳 주민들과 삶의 희망을 찾아 람페두사를 거쳐가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제는 꿈과 위안을 전한다. 람페두사영화제는 올해 30편의 영화를 초청했다. 올해 람페두사영화제에선 로베르토 안도 감독의 <숨은 아이>가 최고의 영화상을 수상했으며, 리카르도 밀라니 감독의 <너에게로 달려갈 거야>가 람페두사 청년심사위원단이 주는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람페두사 광장에서 갈매기와 함께 한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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