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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명료하고 경쾌한 히어로 마동석 '범죄도시2'
이자연 2022-05-18

<범죄도시>(2017)의 후속작 <범죄도시2>는 활동 범위를 베트남으로 확장하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가리봉동 소탕작전으로부터 4년이 지난 2008년, 금천경찰서 강력반은 베트남으로 도주한 용의자를 인도받아 오라는 미션을 받는다. 그렇게 현지를 물색하던 마석도(마동석)와 전일만(최귀화)은 용의자에게 미심쩍음을 느껴 추궁한 끝에, 악랄한 강해상(손석구)의 존재를 알게 된다. 두 형사는 수사권이 없는 상황에도 그를 잡겠다는 일념 하나로 호찌민 이곳저곳을 거침없이 누빈다. 여기까지만 보면 악을 처치함으로써 정의를 실현하려는, 관객에게 익숙한 공식만을 따르는 듯해 보이지만 영화는 계속 예상할 수 없는 대립구도를 만들어내면서 악과 악의 대결을 빠르게 추적해간다. 무엇보다 전편에서 장첸의 악행이 가리봉동이라는 지역으로 비교적 한정돼 있었다면 <범죄도시2>의 강해상은 국내외 경계를 뛰어넘어 종횡무진하고 길거리, 도로 등 사람들의 일상적 공간을 쉽게 침범하면서 공포를 극대화한다.

이 과정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일대다의 형태로 이어지는 액션 신이다. 실내외를 막론하고 초 단위로 구성한 듯한 단체 액션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좁은 집을 작은 구획으로 나눠 화장실, 거실, 부엌 순서로 연결해 보여주거나 문을 닫고 소리만 들려줌으로써 관객에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상상하도록 하는데, 이는 액션 연출과 음향효과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사례라 볼 수 있다.

<범죄도시2>가 강해상에 관한 신상정보 말고 개인적 서사는 조금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한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납치 및 협박, 살인과 절도를 일삼는 극악무도한 행태 이면에 그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를 딱히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악에 대한 이해의 여지를 조금도 주지 않으면서 동시에 정의 구현의 필요성 또한 크게 설명하지 않는다. “사람 죽인 놈 잡는 데 이유가 어디 있어?”라는 마석도의 말을 통해 관객은 잘못한 사람이 처벌받고,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게 그저 당연한 논리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되새기게 된다.

<범죄도시2>는 장르와 소재의 특성 때문에 폭력의 수위가 무척 높다. 살인 과정이나 난투극 등이 세세하게 나오고,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더라도 어떤 행위가 벌어졌는지 인지하게끔 조성하고 있다. 많은 인파 앞에서도 무표정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악역을 통해 실제로 사람들이 가진 보편적 공포를 건드리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여유로운 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의 농담이 영화의 무게를 가볍게 상쇄시키고, 이것이 <범죄도시>가 시리즈가 될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느낌 오지? 이놈 잡아야 되는 거. 사람 죽인 놈 잡는 데 이유가 어디 있어? 나쁜 놈은 그냥 잡는 거야!" (마석도의 대사)

CHECK POINT

<악인전>(2019)

정신이 번쩍 드는 마동석의 액션은 <악인전>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 조직 보스와 강력계 형사가 손을 잡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거침없는 액션이 마구 쏟아진다. 속도감 있는 전개에 바짝 긴장되면서 영화에 한껏 몰입하게 된다. 다소 진중한 분위기로 코믹 요소는 덜하지만 입체적인 캐릭터들로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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