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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미디어 플랫폼에 진심이 아니라고?

<파친코>

4월19일 넷플릭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넷플릭스의 45% 주가 하락과 함께 미국에 상장된 미디어 회사 중 15% 이상 주가가 하락하지 않은 회사는 없었다. 미디어 업계의 트렌드세터인 넷플릭스의 성장 정체로 인해 코로나19 이후 미디어 업계에 더이상 장밋빛 미래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이 시작하면 따라하던 후발주자들은 어쩌면 쇼크에 빠질지도 모르는 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모든 회사가 그런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가 주춤할 때 치고 나가려는 회사들도 있다. 하나는 편당 720억원 이상을 들여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를 제작하고 있는 아마존과 또 하나는 넷플릭스 외에 한국과 관련된 콘텐츠로 전세계의 미디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기대하지 않았던 복병. 애플이다. 애플이 디즈니+와 함께 2019년 11월 Apple TV+를 론칭했을 때만 해도 ‘돈만 쓰고 아마 다른 회사를 인수할 것이다’ 하는 전망들이 많았다. 제품을 더 팔기 위한 마케팅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했었다. 2년 하고 5개월이 지난 지금 120여개의 타이틀만 추가했다. 다른 경쟁자들 대비 여전히 적은 양이다. 애플은 최고의 스탭과 최고의 배우들로 돈은 이렇게 쓰는 것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며 콘텐츠를 제작했다. 그럼에도 Apple TV+를 본다,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적었다. 2년 후 애플은 에미상을 받은 시트콤 <테드 래소>를 시즌2까지 제작했으며, 넷플릭스가 하지 못했던, 스트리밍 플랫폼으로는 최초로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코다>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망한 적 없는 위워크’의 <우린폭망했다>와 전세계에 한국 이주민의 삶을 주목하게 한 <파친코>로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본 사람은 Apple TV+의 콘텐츠의 매력에 빠지게 만드는 드라마 두편을 공개해 아시아 및 한국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Apple TV+는 독자적인 앱이 없다. 애플 TV 앱 내에 하나의 탭으로 구분되어 있다. 애플 TV 앱에서는 디즈니+, 웨이브의 콘텐츠도 볼 수 있고 미국에서는 HBO, 훌루, 아마존의 콘텐츠도 애플 TV 앱 한곳에서 골라 볼 수 있다.

아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전자 회사는 콘텐츠를 잘 만들기 시작했다. 4월30일 애플은 애플 TV의 성장으로 3월26일 마감된 2분기 회계연도에서 애플의 서비스 매출이 17% 성장한 198억달러(앱스토어, 뮤직, 클라우드, 애플케어 포함)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 디즈니+가 흔들려도 자기만의 길을 갈 것 같은 ‘망할 수 없는’ Apple TV+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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