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번의 뇌진탕, 목뼈 손상과 두개골, 골반, 팔꿈치 골절, 무릎과 어깨 탈구 등 셀 수 없는 부상과 상처가 한 사람의 인생을 말해준다. 보험이 없어 스스로 상처를 봉합하는 바느질에 어릴 적부터 익숙해졌다는 사람. 부상 때문에 특정 자세를 취하기 힘들어진 그는 대중에게 화려한 모습으로만 알려져왔다. 다큐멘터리 <토니 호크: 언틸 더 휠스 폴 오프>(이하 <토니 호크>)가 스케이트보드계의 전설, 토니 호크의 굴곡 많은 라이프 스토리를 담았다. 최근 HBO 맥스가 소개한 샘 존스 감독의 <토니 호크>는 40년 넘는 호크의 스케이트보더 인생을 다양한 자료는 물론 가족과 동료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보여준다. 그는 고등학생 때 주택을 구입할 만큼 돈을 벌었지만 스케이트보드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수입도 끊겨 수도세도 내기 힘들어지고 “왜 제대로 된 직장을 찾지 않냐”는 비난을 감수하기도 했다. 어머니가 43살 때 낳은 호크는 ‘우리 집 실수 늦둥이’로 불렸다. 큰누나와 20살 차이, 바로 위 형과는 12살이나 차이가 난다. <토니 호크>에서 그는 무심한 표정으로 “아마도 어머니가 (나를) 낙태할 수 있었으면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평생 자신을 더 증명하려고 노력했는지도 모른다.
조부모 같은 부모 아래에서 자란 그는 친구도 없고, 학교와 집에서 늘 문제를 일으키며, 스포츠와 거리가 먼 키 작은 말라깽이 소년이었다. 그가 스케이트보딩을 접한 것은 형의 친구가 타는 모습을 보면서다. <토니 호크>는 문제아였던 그가 연습과 노력을 통해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토니 호크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당시 토니 호크가 속해 있던 ‘본스 브리게이드’는 유명한 스케이트보드 그룹 중 하나로 팀 멤버들 역시 당시를 회상하며 그의 스케이트보딩에 대한 열정을 말해준다. 본스 브리게이드 리더인 스테이시 페랄타는 물론 랜스 마운틴, ‘맥트위스트’의 창시자인 마이크 맥길, 크리스천 호소이, 로드니 멀린 등 쟁쟁한 스케이트보더들을 볼 수 있다. 특히 페랄타는 스케이트보더 활동 당시 ‘본스 브리게이드 비디오 시리즈’를 제작한 것을 비롯해 다큐멘터리 <독타운과 Z 보이스>(2001)를 연출했다. 2005년에는 그의 각본을 바탕으로 <독타운의 제왕들>이 영화로 제작됐다.
지금까지 900도 회전 최초 성공은 물론 새로운 스케이트보딩 트릭을 100여개 이상 발명한 토니 호크는 X게임 창시와 스케이트보딩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등에 영향을 주었으며, 2002년부터는 세계의 어린이들이 스케이트보딩을 즐길 수 있도록 1천여개 이상의 공공 스케이트파크를 만드는 ‘스케이트파크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53살인 지금도 호크는 일주일에 4, 5일씩 스케이트보딩을 하고 있다. 한편 <토니 호크>는 평론 포털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100%의 신선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