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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타이트한 편집본을 보고 싶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오진우(평론가) 2022-04-27

안개가 자욱한 어느 호숫가에서 의식불명 상태인 한 사람이 발견된다. 그는 한음 국제중학교 학생 김건우. 건우는 같은 반 친구 4명의 이름을 적은 한통의 편지를 남겼다. 학교측은 그 4명의 학부모를 소집한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들의 부모들은 자신의 권력과 재력을 이용해 진실을 덮으려고 한다. 임시 교사인 송정욱(천우희)은 건우의 어머니(문소리)를 찾아가 이실직고하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한다. 가해자측 부모 중 강한결(성유빈)의 아버지 강호창(설경구)은 변호사로서 이에 맞서 치열한 법적 공방전을 펼친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하타사와 세이코가 쓴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소년심판> <돼지의 왕> 등 최근 몇년 사이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콘텐츠가 급증하고 있다. 이 영화가 가지는 차별점은 가해자의 관점에서 학교 폭력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가해자에게 불리한, 예상치 못한 증거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사건은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또한 여러 겹으로 쌓인 이야기는 한 꺼풀씩 벗겨질 때마다 반전이 숨어 있는 구조다. 가해자 4명으로 시작된 사건은 어느새 1명으로 압축되며 이야기에 박차를 가한다. 사건의 모든 열쇠는 강한결이 쥐고 있다. 강호창은 이들의 추악한 진실을 파헤치면서 이에 대해 어떤 윤리적 선택을 내릴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다소 루스한 편집으로 인해 반전 포인트에 힘이 실리지 않아 원작이 가진 이야기의 재미가 반감되는 단점이 있다. 여기에 모든 세트가 지나치게 새것의 느낌을 주는 탓에 무거운 영화의 주제와 어울리지 않아 몰입에 방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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