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출간의 계절이라는 사실을 아시는지. 휴가철을 앞두고 출판사들마다 기대작들을 쏟아내는 시기가 바로 7월이다. 나비클럽에서 펴낸 <여름의 시간>은 미스터리 소설 단편집으로 7명의 작가가 쓴 각 작품은 사건 전개 방식과 소재는 달라도 공통점이 있다. 사랑과 집착, 서로 감정의 질량이 맞지 않는 연애의 비밀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소설가이자 번역가로 활동해온 작가 아밀의 단편집 <로드킬>에서는 단절된 세상 속에서 자기만의 재주를 갈고닦다가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달아나는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제 의지대로 제 손을 써서 제 운명을 바꾸는 여자들이다.
소설 <아몬드>로 큰 사랑을 받았고 영화 <침입자>를 연출한 손원평 작가의 단편집 <타인의 집>은 성인 독자들의 마음속에 숨은 불안을 자극하는 이야기들로 꾸려졌다. <아몬드>의 외전도 실려 있으니 눈여겨볼 것. 이혜미의 <자본주의 키즈의 반자본주의적 분투기>는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형태로 원하는 삶을 꾸려나가”고 싶어 하는 89년생 페미니스트 여성 기자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밴드 ‘언니네 이발관’의 리더였던 작가 이석원의 이야기 산문집인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은 섬세하고 현실적인, 그래서 읽는 경험이 자신과 밀착되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20주년을 맞은 대산세계문학총서를 대표하는 시집 세권, <악의 꽃> <끝과 시작> <이십억 광년의 고독>이 리커버판으로 선을 보였다. 주석과 작가 연보, 해설과 부록에 이르기까지 빼놓을 데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