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의 사무실에서 일은 끝없이 연결된다. 즉흥적이고, 비체계적인 메시지가 이메일과 각종 톡 프로그램을 통해 오가고, 정작 일을 해야 하는 시간을 잡아먹고 피로를 가중시킨다. <딥 워크>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쓴 칼 뉴포트는 <하이브 마인드, 이메일에 갇힌 세상>에서 이런 상황을 ‘하이브 마인드 활동과잉’이라고 표현한다. 그 뜻은, 이메일이나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 같은 디지털 의사소통 도구에서 오가는 비체계적이고 무계획적인 메시지와 지속적인 대화를 중심축으로 하는 업무 흐름이다.
이것은 ‘모든 사무직’이 겪는 문제다. 문제를 인식하는 것은 문제 해결의 첫 단계지만, 혼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전제로 이 책을 읽어가면 ‘끊임없는 소통’의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다소나마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이해했다고 실천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둔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컴퓨터를 켰을 때도, 컴퓨터를 끄고 잠자리에 들 때도 쉬지 않고 각종 푸시 알람이 울린다. 이것들은 일이 아니지만 일이 아닌 것도 아니다. 칼 뉴포트는 이런 상황을 ‘끊임없는 멀티태스킹 광란’이라고 표현했다. <하이브 마인드, 이메일에 갇힌 세상>은 (이런 종류의 책이 흔히 그렇듯) ‘직접 소통’을 늘리기를 권한다. 실제로 유관 부서간의 협조, 논의, 계획 구성이 필요한 일은 모여서 이야기하는 게 가장 빠르다.
한국에서는 회의를 한번 시작하면 영원히 하기 때문이 이메일을 주고받는 게 낫다는 쪽으로 진화했지만, 이 책이 건네는 조언은 새겨들을 만하다. ‘결정’이 필요한 사안일수록 직접 논의하라는 것이다. 칼 뉴포트는 단순히 이메일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타인과 협의해야 하는 일에 쓸 시간을 압축적으로 사용해 집중할 시간을 확보하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예고 없이 수시로 교환되는’ 이메일의 개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지적 맥락 전환의 횟수를 줄여 더 중요한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근무시간에 가능한 한 많은 일을 처리하고, 그외의 시간을 ‘대기 시간’으로 쓰기를 멈춰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혼자 결심해서 될 일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환경만 해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