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의 혁명가 체 게바라에 대한 관심이 뒤늦게 일고 있는 가운데, 그의 삶을 다룬 만화가 국내에 발간되어 나왔다. 이번에 현실문화연구에서 번역 출간한 이 만화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남미 만화계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알베르토 브레시아와 그의 아들이 함께 그림을 그리고, 역시 일급의 만화 스토리작가인 엑토르 오에스테르엘드가 글을 썼기 때문이다. 지난 광주 비엔날레에서 소개되기도 했던 알베르토 브레시아는 <페라무스> <드라큐라> 등 초현실주의적인 만화를 통해 아르헨티나 군부의 독재정치를 비판해온 만화가로, 그 정치적 정열뿐만 아니라 만화의 완성도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을 이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엑토르 오에스테르엘드는 그와 함께 <모르트 신데르>라는 걸작을 완성해내기도 했던 저항작가로 아르헨티나 독재정권의 광기가 극에 달했던 1973년, 딸과 함께 실종되어 아직도 생사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체 게바라>는 1968년 아르헨티나에서 처음 출간되었는데, 영웅이기 이전에 감정이 풍부했던 게바라의 삶을 강렬한 흑백의 그림으로 그리고 있다. 지도 등 단순한 평전에서 보기 어려운 시각적 요소들도 그의 삶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고스트 랩소디 발간

<천재 유교수의 생활>로 유명한 야마시타 가즈미의 새 만화가 발간되었다. 지금은 평범한 여사원에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주인공 안자이 히카루. 하지만 그녀도 한때 열렬히 사랑하는 록가수가 비행기 사고로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평생 그만을 사랑하겠다고 맹세했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누구야 그런 과거가 없었으랴만은, 그녀의 열렬한 마음은 결국 죽은 로니의 영혼이 그녀 곁에 남아 있도록 만든다. 어른이 된 그녀의 변심을 바라보던 로니는, 더이상 견딜 수 없다는 듯 그녀 앞에 나타나 그녀의 과거를 일깨우기 위해 갖가지 일을 벌인다. 과연 어떤 삶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자유분방한 록의 삶인가, 모든 것인 안정된 어덜트 컨템퍼러리의 세계인가? <천재 유교수의 생활> 곳곳에서도 록음악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보여준 야마시타 자신의 취향을 좀더 열렬히 보여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