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코는 2년 만에 만난 동생 하루에게 사랑을 느끼고 <빨강머리 앤>의 매슈와 마릴라처럼 평생 함께하면 좋겠다는 꿈을 꾼다. 이런 에리코에게 정신차리라고 말하는 에리코의 첫 남자친구 이즈미는 그녀에게 다시 연애감정을 느끼고, 하루의 친구 이케가미는 농구부 선배인 이즈미를 좋아한다. 한편 여자 농구부의 스마는 이케가미를 좋아하지만 앞에 나서지 못하고, 스마의 단짝친구 교코는 스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길까봐 안절부절못한다. 이렇게 써놓고보면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의 12각 관계 에피소드가 떠오르겠지만, <회전은하>의 이 정리 안 되는 다각관계에는 커플마다 나름의 맑은 진심이 담겨 있다. 남들이 하면 스캔들이지만, 내가 하면 순수한 사랑이라 했던가. 그 수많은 순수한 사랑을 각각 주인공의 입장에서 재구성하는 것이다. <회전은하>는 말간 그림체와 연출이 어우러진 깔끔하고 다정한 ‘순정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