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판만화시장이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요즘 전통적인 만화 출판사가 아닌 이른바 정통 단행본 출판사들이 연이어 만화책을 출판하고 있다. 프랑스만화 <죽음의 행군>으로 만화출판시장에 뛰어들었던 문학동네를 선두로 현실문화연구, 민음사, 문학과 지성사, 바다출판사 등이 줄줄이 만화를 출판하고 있다. 문학과 지성사는 <땡땡>과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만화인 <아스테릭스> 시리즈를 펴내고, 민음사의 자회사인 황금가지는 사토나카 마치코의 <만화 그리스 신화>를 펴냈다. 문학동네는 만화 전문 자회사 애니북스를 설립해 미국작가 마이클 터너의 <심연>(Fathom)을 출판했다. 한편, <고흐의 증명>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를 펴낸 바다출판사는 가장 공격적으로 만화시장에 진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의 화가이기도 한 존 휴즈의 작품 <아버지와 나>를 펴낸 바다출판사는 70∼80년대 인기있는 명랑만화를 새롭게 출판하고 있다. 그 첫 결실로 윤승운의 <두심이 표류기>, 신문수의 <도깨비 감투>, 박수동의 , 길창덕의 <꺼벙이>가 출판될 예정이다.
남자들의 우정을 그린다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 <헬무트>의 작가 권교정의 연작 <Always>가 <케이크>에 3부작으로 연재된다. 예전에 <화이트> 등에 단편으로 실리기도 한 이 작품은 최근 유행하는 소재인 남자들의 ‘우정 이상, 사랑 이하’의 관계를 그린 작품이다. 이를테면 본격적인 동성애물로 나가지는 않지만, 우정만을 그린 버디물도 아니라는 말이다.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 있는 독특한 장르에 대해 작가는 프렌드물이라고 명명했다.